"지금도 굉음으로 전쟁터…김해신공항 현재 확장계획 안 된다"
김해시청 간담회서 소음피해 호소…"내주 범시민기구 발족"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17일 오후 2시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에 따른 간담회.
이 자리엔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을 현재 계획대로 강행할 경우 소음피해 등이 예상되는 김해시내 통장단과 주민자치위원장, 시민단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일부 참석주민은 현 김해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소음 대책을 호소했다.
회현동 한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집에서 녹음한 비행기 소음을 직접 들려주며 "매일 전쟁터에 사는 느낌이다. 두렵다"고 호소했다.
내외동 한 주민은 "지금도 밤 11시까지 비행기가 이·착륙을 하는데 내다보면 비행기 밑부분이 다 보인다. 소음이 심해 어떤 땐 총으로 비행기를 쏴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고 극언을 하기도 했다.
김병일 장유발전협의회 회장은 "용역 중간보고에서 브이(V) 자로 활주로를 만들어 (장유 방향으로) 22도 선회 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다른 지역 주민들과 똘똘 뭉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경남도의원(내외동)은 "정부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못 느끼고 있는 것 같고 행정을 수도권 중심으로 하는 느낌이다"며 "동남권 관문 공항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고 '김해사람들은 참는 김에 더 참아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류경화 신공항반대대책위원장은 "신공항 중·대형 여객기 비율이 0.7%로 하루 한 대꼴이라고 하는데 하루 20여 대의 중·대형 비행기가 이·착륙한다는 자료도 있다"며 소음과 고도제한 등에 따른 재산 피해 문제를 제기했다.
류 위원장은 또 김해시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전 행정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허성곤 시장에게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시장은 "미온적이란 지적은 섭섭하며 김해신공항 결정이 났을 때 우리 시에서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도 제시했다"며 "현장 소음 체험을 하고 간담회를 갖는 등 국회의원, 김경수 도지사 등과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부·울·경 실무검증단 사무실을 이미 마련해 내주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시간상으로 국토부가 진행 중인 신공항 기본계획 용역은 연말까지 결과를 못 내고 내년 상반기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피해지역 김해를 중심으로 해결되도록 지역 국회의원, 도지사와 함께 건의하고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질의 답변에 앞서 이명우 김해시 도시계획과장이 김해신공항 추진상황 경과를 보고했고, 부·울·경 실무검증단 부단장을 맡은 최치국 박사는 김해신공항 결정 과정 위법성 등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박영태 김해신공항백지화추진위원장(김해YMCA총장)과 류경화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오는 23일 삼계동 김해체육관에서 김해신공항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를 발족한다고 공식화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잇따라 삭발·항의시위 등을 김해가 아닌 국토교통부 앞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박 위원장은 범대위가 구성되면 거기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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