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부터 파도타기로 '붉은 물결'…천안에도 상륙한 축구 열기
벤투 감독 체제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서서 보는 팬까지
(천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던 '한국 축구의 봄'이 천안에서도 이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파나마와 친선경기를 치른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는 경기 2시간여 전부터 태극전사들을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오후 8시엔 미처 주인이 도착하지 않은 극히 일부 관중석을 빼곤 가득 들어찼다. 경기 중에도 발길이 이어져 서서 경기를 보는 팬까지 있었다.
2만5천여 석 수용 규모인 천안종합운동장은 이날 매진을 기록했다.
12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6만4천170명 매진을 비롯해 지난달 벤투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4경기 모두 매진됐다.
애초 일부 취소 표가 나왔으나 대표팀이 나흘 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강호 우루과이를 2-1로 꺾은 덕택에 남은 분량도 모두 팔렸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계기로 2002 월드컵에 버금가는 중흥기를 맞은 축구장의 훈풍이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파나마전은 올해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인 데다 벤투 감독 체제 들어 처음으로 서울·경기가 아닌 지역에서 열려 흥행 면에서도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2016년 11월 캐나다와의 친선경기 이후 약 2년 만에 태극전사를 맞이한 천안은 관중 수는 서울에 비하면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열기는 뒤지지 않았다.
다수 팬은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이나 좋아하는 선수의 소속팀 유니폼을 챙겨입었고 경기장에 나왔다.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붉은색 뿔 모양으로 빛이 반짝이는 머리띠가 대세를 이뤄 경기 내내 곳곳이 반짝였다.
관중석 한쪽엔 천안과 가까운 아산을 연고로 한 무궁화 축구단이 당장 선수 수급을 하지 못해 다음 시즌 K리그에 참가할 수 없게 된 상황을 비판하는 '축구팬 울리는 경찰청' 등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태극전사 인기의 '척도'인 선수 소개 시 함성은 월드컵에 나섰던 '캡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함부르크), 조현우(대구) 등의 이름이 불릴 때 가장 컸다.
교체 선수 중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여성 팬을 중심으로 큰 지지를 등에 업은 이승우(베로나)와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이 공세에 나서자 '대∼한민국'을 비롯한 응원 레퍼토리가 이어졌고, 태극전사들은 시원한 골로 보답했다.
전반 6분 박주호(울산)에 이어 33분 황인범(대전)의 연속 골이 터지자 일찌감치 흥겨운 파도타기가 펼쳐지면서 관중석이 붉은 물결로 뒤덮여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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