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아세안 교육…관련 전공 개설 대학 1.6% 불과"
한-아세안센터, 중·고등교육 아세안 교육 실태 분석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관계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정규 교육 과정에서 아세안을 배울 기회는 매우 적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한-아세안센터의 '한-아세안 협력의 '약한 고리': 한국의 동남아시아 교육'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중등교육 과정에서 동남아를 다루는 수업은 극히 일부다.
중학교 교육 과정의 경우 역사 교과서에서 동남아 지역을 다룬 페이지는 매우 적으며 이마저도 동남아의 고대왕국, 문화, 독립운동 등 다수의 내용이 압축적으로 소개되어 있을 뿐 해당 지역의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기적 설명은 거의 없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역사 교육과 제2외국어교육을 통해 아세안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동남아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는 필수 과목이 아니며 최근 5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율이 5%에 불과할 정도로 비인기과목이라 배우는 학생이 적다.
제2외국어교육의 경우 지난 2012년 베트남어가 공식과목으로 선정됐으나 국내에서 베트남어 정규교과과정을 갖춘 고등학교는 전국 2천358개 고등학교 가운데 충남외고, 부산남고 단 2개교뿐이다.
대학 교육도 2018년 기준 동남아시아와 관련한 학과·전공이 설치된 대학은 7개교로 전국 430개교의 1.6%에 불과하다.
아세안 지역과의 무역, 투자, 인적 교류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아세안에 대한 이해를 뒷받침할 국내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아세안센터 하채균 대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세안 대학으로 유학을 가는 한국인은 2015년 3천723명에서 지난해 1만6천367명으로 많이 늘었다"며 "동남아 관련 학술논문도 증가하는 등 동남아 학계의 발전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일본과 중국의 아세안 연구와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사회에 접어드는 우리 사회의 내부적 변화를 고려해도 동남아 교육은 필요하다"며 "동남아 문화에 뿌리를 둔 우리 사회의 많은 다문화가정을 포용하려면 화합과 관용만을 주창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과 문화에 대한 보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아세안센터가 발행한 '아세안토크 7월호'에 실렸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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