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싸움 올해도 흥행 대박…KIA-롯데 광주서 '빅뱅'
KIA가 2승 2패 거두면 롯데는 최소 3승 1무 2패 해야
산술적 가능성은 KIA, 최근 분위기는 롯데가 앞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리그에 5위까지 포스트시즌 초청장을 보내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없었더라면, 2018시즌 프로야구는 일찌감치 흥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9일까지 4위 넥센 히어로즈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5경기다.
와일드카드를 도입한 2015년 이전이라면 4위 팀은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착수하고, 5위부터는 내년 시즌을 기약하며 시즌을 마감해야 할 시기다.
그러나 5위 KIA와 6위 롯데 자이언츠는 딱 한 장 남은 가을야구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일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두 팀의 대결은 한국시리즈 7차전처럼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총력전을 펼친 끝에 롯데가 KIA에 11-10으로 연장 끝내기 승리를 따냈고, 이제 두 팀의 승차는 사라졌다.
비록 실책과 실투가 난무하는 경기였지만, 와일드카드 제도가 없었다면 치열하게 싸울 이유가 없는 두 팀이라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진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기를 지켜본 야구팬은 와일드카드(WC)를 위한 전초전이라고 해서 '준WC'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제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둔 KIA는 68승 72패로 승률 0.486, 잔여 6경기인 롯데는 66승 70패 2무 승률 0.485다.
롯데가 10일 사직에서 kt wiz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있어 아직은 KIA가 산술적으로 유리하다.
KIA가 남은 4경기에서 2승 2패를 거둔다면, 롯데는 적어도 3승 1무 2패 혹은 4승 2패를 해야 승률에서 앞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팀의 순위는 11일부터 13일까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3연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5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두 팀의 용호상박은 정규시즌 막판 흥행 동력을 잃을뻔한 KBO리그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기세는 롯데가 앞선다.
최근 17경기에서 14승 3패 승률 0.824로 뒤늦게 발동이 걸린 롯데는 8위로 뒤처져있다가 KIA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KIA 역시 같은 기간 10승 9패로 성적이 나쁘지 않지만, 10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 2승 5패로 부진해 롯데에 빌미를 줬다.
게다가 롯데는 8승 5패로 상대전적에서도 앞선다.
두 팀의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은 미정이다.
롯데는 10일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에 따라 KIA와 3연전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3연전 첫날인 11일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가 나서고, 노경은(12일)과 김원중(13일)이 차례로 출격하는 것이다
에이스 양현종이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KIA는 등판일을 하루씩 앞당겨 11일 헥터 노에시, 12일 임창용이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마땅한 선발 요원이 없는 13일이다. 대체 선발을 긴급 투입하거나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불펜 투수의 선발 등판인 '오프너'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이 방법은 헥터와 임창용의 휴식일이 줄어든다는 약점이 있다. 3연전 첫날인 11일 경기부터 '벌떼 작전'을 벌이는 모험 수를 던질 수도 있다.
두 팀의 3연전이 끝나면 이제 남은 건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다.
운명의 3연전을 앞둔 광주에는 벌써 전운이 감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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