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수치…주거 보조비·공공지원주택 늘려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서유럽 선진국인 영국에서 1년간 사망한 노숙자가 450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비영리 언론단체인 탐사보도국(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BIJ)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영국 거리와 임시거처 등에서 사망한 노숙자가 4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전직 군인, 천체물리학자, 잡지 판매인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거리는 물론 가게 출입구, 호스텔, 야영지 캠핑장 등 다양한 곳에서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다.
죽은 지 수개월 만에 발견돼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법의학 조사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망자 중 69%는 남성, 21%는 여성이었고, 성별이 기재되지 않은 죽음도 10%에 달했다. 1월에 33명이 죽어 월별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가 기록됐다.
사인은 약물 과다복용, 질병, 자살, 살인, 폭행 등 다양했으며, 평균 나이는 남성 49세, 여성 53세였다.
노숙 관련 자선단체인 '크라이시스'(Crisis)의 존 스팍스 대표는 "지난해 목숨을 잃은 노숙인들의 규모는 끔찍한 수준"이라며 "이는 노숙이 국가 비상상태와 같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선단체인 '쉘터'(Shelter)의 폴리 니트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주택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면서 "증가하는 노숙 문제는 국가적 수치이며, 수많은 노숙인이 알려지지 않고 설명되지 않은 죽음을 맞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주거 보조비를 지급해야 하며, 더 많은 공공지원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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