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직무박탈 모의 의혹' 로즌스타인 "해임 계획 없다"
경질설 일단 수면 아래로…올랜도行 에어포스원 동승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뒤 장관들을 부추겨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일단 유임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국제경찰서장연합(IACP) 주최 행사 참석차 플로리다 올랜도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즌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법무부 2인자인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셀프 제척'하며 물러섬에 따라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는 로드를 알지 못했지만 그를 알게 됐고, 그와 매우 잘 지낸다.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아무런 공모가 없었다"며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선 거듭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올랜도행에는 로즌스타인 부장관도 동행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인'에어포스원'에 동승,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다만 독대 형식은 아니었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다른 인사들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즌스타인 부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경질설이 한창 고조된 지난달 27일 거취 결정을 위해 그와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날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파문에 휘말린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청문회가 잡히면서 캐버노 문제에 집중하겠다며 면담을 미룬 바 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기내에서 45분간 다양한 화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그의 거취 관련 언급은 담겨 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랜도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책임자인 로즌스타인 부장관을 현시점에서 경질할 경우 중간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하면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보도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의 메모(기록)에 따르면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들과 러시아간 내통설을 수사하던 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을 경질한 직후인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박탈 추진을 언급한 것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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