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부상, 러 외무차관과 회담…"북러 양자 관계 논의했다"(종합)
폼페이오 방북 뒤 회동…러 외무부 "러북 공조 강화하기로 합의"
9일엔 中 외교부 부부장 가세한 북중러 3자회담 예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 지역 담당 차관과 양자 회담을 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전날 이루어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 등을 고려한 러북 간 공조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언론보도문을 통해 최 부상과 모르굴로프 차관 간 회담 사실을 전하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적 사안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외무부는 이어 "역내(한반도)의 종합적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지역 안보 사안과 관련한 러북 공조를 계속해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최 부상도 회담 뒤 회담 내용에 대한 연합뉴스 등 취재진의 질문에 "북러 양자 관계를 논의했다"고 답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문제도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을 거쳐 앞서 6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 부상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모스크바 시내 '스폴렌스카야 플로샤디' 거리에 있는 러시아 외무부 본부 청사에 도착했다. 김형준 주러시아 북한대사 등이 수행했다.
최 부상은 청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합뉴스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 부상은 이어 약 1시간 50분 뒤인 낮 12시 20분께 회담을 끝내고 외무부 청사에서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간단히 답한 뒤 밖에 대기하고 있던 주러 북한 대사관 차량에 올라 청사를 떠났다.
이날 최 부상은 러시아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이기도 한 모르굴로프 차관과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상은 북한의 전통 우방인 러시아와의 양자 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등을 포함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 부상이 일단 김 위원장 방러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언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초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러시아 사절단 대표로 방북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전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최 부상은 9일엔 역시 모스크바에 올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모르굴로프 차관 등과 북중러 3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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