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홍콩 정부에 긴급 해명 요구…외교 문제로 비화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 정치인의 강연회를 개최한 영국 기자가 홍콩 당국으로부터 비자 연장을 불허 당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의 빅터 맬릿 기자는 전날 비자 연장 불허에 관한 홍콩 당국의 통보를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맬릿 기자가 한 달 전에 비자 연장을 신청했지만 홍콩 당국이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비자 연장 불허 소식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홍콩 외신기자협회는 지난 8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 지도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맬릿 기자는 외신기자협회 수석 부회장 자격으로 이 행사를 주관했다.
행사 개최 직전 홍콩 정부는 강연회 취소를 협회에 종용했다.
그러나 협회 측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강연회 직후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외신기자협회는 홍콩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강연을 들었다"며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것은 중국의 국가안보 유지에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6일 홍콩 정부에 맬릿 기자의 비자 연장이 불허된 이유에 관한 긴급 해명을 요구했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맬릿 기자의 비자 연장 불허를 우려한다"며 "홍콩의 높은 수준의 독립성과 언론 자유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97년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고 나서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50년간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홍콩 정부가 홍콩 독립을 강령으로 내건 홍콩민족당 활동을 법으로 중단하는 초강경 대처에 나서는 등 최근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당국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거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이들을 강경하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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