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금리 급등 공포…다우 0.68% 하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실업률 하락으로 국채금리가 급등 흐름을 지속한 데 따라 큰 폭 내렸다.
5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0.43포인트(0.68%) 하락한 26,447.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04포인트(0.55%) 내린 2,885.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1.06포인트(1.16%) 하락한 7,788.4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04% 내렸다. S&P 500 지수는 0.97% 하락했고, 나스닥은 3.21% 급락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 9월 고용지표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3만4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18만 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실업률은 약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 실업률은 3.7%로 전월 3.9%보다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69년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다.
9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08달러(0.29%) 증가한 27.2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전망치 0.3%에 소폭 못 미쳤다.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는 2.8% 상승했다. 전달 2.9% 올랐던 데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다.
주요 지수는 고용지표 발표 직후 장 초반에는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신규고용과 임금 상승률이 가파른 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우선 나왔다.
하지만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가파르게 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고용지표 발표 이날 장중 3.24%도 뚫어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속시킬 만큼 긍정적이란 인식이 힘을 얻었다.
신규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한 점은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고용주가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진 점이 신규고용을 줄었을 수 있으며, 낮은 실업률을 고려하면 결국 임금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실업률이 1969년 이후 최저치라는 트위터를 올리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기업들의 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란 우려도 증시의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 등 일부 미국 기업에 '스파이 칩'을 심었다는 보도 등으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레노버와 ZTE(중싱통신) 등 중국 주요 IT기업의 주가가 아시아 증시에서 큰 폭 하락했다.
이날 애플과 아마존 등의 주가도 지속해서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는 등 기술주 전반이 부진했다.
이에따라 다우지수는 장중 325포인트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일론 머스크 대표가 증권거래위원회의(SEC)가 이름을 '공매도 부자만들기 위원회(Shortsellers Enrichment Council)'로 바꿔야 한다는 트윗을 올린 여파로 테슬라 주가가 7%가량 하락했다. 대표적인 테슬라 주식 공매도 투자자인 그린라이트캐피털 창업자 데이비드 아인혼이 테슬라를 리먼브러더스와 빗댄 글을 올린 점도 주가 낙폭을 키웠다.
애플은 1.6% 내렸고, 아마존은 1%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4%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1.57% 오른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기술주가 1.27%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도 1.04% 내렸다. 재료 분야도 0.49% 내려 낙폭이 컸다.
이날 고용지표 외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8월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6.4% 늘어난 532억4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로 확대 흐름을 지속했다.
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534억 달러였다.
8월 수출은 전월 대비 0.8% 줄었지만, 수입은 전월 대비 0.6% 늘어났다.
연준은 5일 미국의 8월 소비자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대비 201억 달러 늘어난 3조9천4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6.2% 증가한 수준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실업률이 물가를 급등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매우 낮은 실업률이 전혀 무섭지 않다"며 "미국민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는 낮고 안정적"이라면서 "임금 상승률이 오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인다"도 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다만 연준의 전망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이상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면서 "연준의 금리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립금리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아직 미국은 제약적 통화정책을 펼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세가 증시에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경제학자는 "고용시장은 타이트해지고 있고, 이는 임금이 상승할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며 "이는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주가에는 하락 압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7.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56% 상승한 15.0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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