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취임 100일 앞두고 '노조·국감·실적'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취임 100일을 약 한 달 앞두고 포스코[005490] 최정우 회장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 위에 올랐다.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다음 달 3일은 최 회장이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포스코 개혁과제를 직접 제시하겠다고 약속한 날짜다.
하지만 그룹 개혁의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최 회장은 '노사 갈등'과 '국정감사'라는 쉽지 않은 경영과제를 떠안게 됐다. 여기에 최 회장 취임 후 첫 '실적' 성적표도 곧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7일 현재 가장 전면에 나타난 이슈는 노사 갈등 문제다.
지난달 17일 포스코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조가 처음으로 출범했고, 이후 노조가 사측의 노조활동 방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해진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일부 노조원들이 포항시 남구 포스코인재창조원에 들어가 서류 일부를 빼내 도주한 사건은 노사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난 대표적 사례였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노(勞)든 사(社)든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분명히 노조가 생기면 대화할 것"(지난달 27일 출근길)이라고 밝혔다.
이후 노조가 지난달 말 공문을 통해 최 회장과의 면담 날짜를 10월 1일로 제시했고, 노사 실무 관계자들이 수차례 날짜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재까지는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다음 주로 예정된 국감도 최 회장의 경영능력이 공개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자리다.
현재 최 회장은 오는 11일에 있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명목적으로는 약 400억원의 정부 정책지원금이 투입된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에 관한 해명을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국감의 특성상 회장 취임 과정에서의 정치적 외풍이나 노사 갈등, 대북사업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질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감 증인은 참고인과 달리 반드시 출석할 의무가 있지만 과거 대기업 총수 상당수는 불출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이에 최 회장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럴 경우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조만간 발표될 3분기(7∼9월) 실적도 최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0% 안팎으로 증가한 1조3천억∼1조5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실적 호조를 예상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 받아드는 성적표이기도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3분기 실적이 지난달 초 '5년간 45조원 투자계획' 발표 후 한 달간 약 9.5% 하락했던 주가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SK증권 권순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포스코의 주가는 2분기 실적발표 후 미중 무역분쟁과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 발표 등으로 하락했지만, 우려와 달리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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