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군에 중대하고 점증하는 위협"…미 펜타곤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무역전쟁에 이어 최근 남중국해 일촉즉발 상황까지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중국이 군수산업 분야에서도 중대하고 점증하는 위협 요인이라고 분석한 미 국방부(펜타곤)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은 국방부 주도로 발간된 보고서에서 미군에 필수적인 중요 물질과 구성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취약점이 약 30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보고서는 약 150페이지 분량이며 5일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군에 중요한 희토류(稀土類)의 국제적 공급을 지배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부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컴퓨터뿐만 아니라 미사일 등 군사 장비에 이르기까지 주로 군사와 기술 분야에 폭넓게 쓰이는 물질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며 희토류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한 미군 군수품에 사용되는 화학제품뿐만 아니라 전자장치 등의 공급에서도 중국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미 국가안보에서 전략적이면서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물자와 기술 공급에서 중국은 '중대하고 증가하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는 미국이 중요 분야들에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해 미 산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권고들이 담겼다.
보고서는 이미 중국과 무역전쟁으로 긴장 관계인 미 트럼프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칸(자국 상품 구매 촉진)' 정책 강화가 중국과의 긴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의 에릭 츄닝 차관보는 군수 분야에서 효율적인 자원 공급과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시장 실패'가 있었다"면서 다양한 물자 공급을 위한 투자를 끌어내는 새로운 방안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의 증가하는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으로 인해 국가안보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이 미군에 물자 공급을 중단하거나 기술 수출을 방해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전 세계 인쇄회로 기판의 90%가 아시아에서 생산되며 그중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이 같은 부분이 미 안보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휴대전화와 네트워크 장비가 미국에 대한 정탐 활동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수출을 보조하고 미국 기술을 빼내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미 산업을 약화시키려는 불공정하면서도 불법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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