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펀드매니저, 보유 삼성전자 주식 전량 처분했다
D램 가격 하락, 반도체 전망 우려 커져
3분기 영업이익은 사상최대 1조2천억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높은 수익을 내는 한 해외 펀드매니저가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비안 파이 노무라자산운용 대만의 펀드매니저는 지난 6월 말 현재 글로벌 주식 펀드에 편입했던 삼성전자 주식 430만주를 전부 팔았다.
파이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경제 사이클이 더는 가속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므로 단기적으로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펀드는 올해 다른 대부분의 경쟁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반도체 종목은 최근 성장 전망 우려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면서 이 회사 주가는 올해 12% 떨어졌다.
D램 칩 가격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최근 2년간 반도체주를 띄웠던 글로벌 메모리칩 산업의 이른바 '슈퍼사이클'이 머지않아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더 키웠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재고 증가와 수요 둔화 위험을 들면서 반도체 주식을 팔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망을 '중립'으로 낮췄던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숀 킴은 이달 앞서 데이터센터들이 예전처럼 메모리칩을 많이 사들이려 하지 않는다면서 전망이 기대한 것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45명 가운데 41명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7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5일 발표될 3분기 실적의 관심사는 삼성전자가 내놓을 전망이다.
정상진 한국투자증권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지금은 모바일폰 판매와 같이 D램 가격을 떠받칠만한 것이 별로 없다"면서 "반도체 가격이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하락세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달 앞서 업계 소식통은 삼성이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 증가 폭을 줄이려 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한국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사상 최대였지만 증가 규모는 1년여 만에 가장 작았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고 디스플레이 패널부터 휴대전화까지 모든 사업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김현수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의 대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삼성 주식을 많이 팔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사람들은 적게 판다"면서 "서울의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에는 원화 약세 빼면 당분간 긍정적 요인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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