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담배, 환경에도 악영향…비윤리적 생산품"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현지시간) 담배산업이 산림을 황폐하게 하고 수자원 고갈, 토양 산성화 등을 유발하는 등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담배산업이 생태계에 남기는 흔적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에 있다면서, 매년 생산되는 6조 개비의 담배가 곡물 대량 재배보다 지구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니콜라스 홉킨스 박사는 "담배산업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담배는 비윤리적 생산품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담배산업이 매년 220억t의 물을 소비하며 전 세계에서 연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0.2%에 이르는 8천4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곡물과 비교했을 때 투입 대비 산출량을 고려하면 담배 재배는 매우 효율이 낮은 산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짐바브웨의 경우 1㏊의 농지에서 감자는 19t이 생산되는 반면 담배는 1t만 생산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한 사람이 50년 동안 매일 20개비 담배 한 갑을 피운다면 물 140만 ℓ를 고갈시키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사무국장인 베라 루이자 다 코스타 에 실바는 "산림 황폐화, 살충제 사용으로 인한 수질 오염, 담배꽁초 등 담배는 생산과 소비의 전 사이클에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날 제네바에서 개막한 FCTC 회의에 맞춰 공개됐다. FCTC는 무분별한 담배 유통을 막고 흡연을 통제하기 위해 2003년 채택된 국제협약으로 181개국이 서명해 2005년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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