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美와 외교는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와 같아"
재협상 가능성 일축…라틴 법 격언 '팍타 순트 세르반다' 언급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일자(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과 외교에 대해 "어떤 일을 해결하려 한다면 그간 누적한 기반 위에 새롭게 쌓아 올려야 하는 법"이라며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처럼 전날 했던 일을 이튿날 처음부터 다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단기 기억 상실증 탓에 어제 일을 잊는 여자 주인공과 매일 처음처럼 데이트해야 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미국이 올해 5월 핵합의를 뒤집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재협상하자고 요구하는 모양새를 이 영화와 비교하면서 거부한 셈이다.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필요한 조건만 갖춘다면 대화를 배제하지 않는데 그 조건이 바로 확실성"이라며 "상대를 믿지 않아도 확실성만 있다면 이를 구속력으로 삼아 계약에 서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라틴어 법 격언인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는 뜻으로 국제법과 민법의 기본 정신)를 언급했다.
자리프 장관은 "우리에겐 이미 150쪽짜리 문서(핵합의)가 있고, 이를 기초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문서는 (북미 정상회담 선언문처럼) 2쪽짜리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를 거듭 비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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