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러·일 평화조약 체결' 푸틴 발언 진의는?…즉석 돌발제안
러시아 정부 관계자, NHK에 "사전 준비 원고에 없었다"
"일본, 받아들이지 않아도 향후 정치대화에 영향 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러시아와 일본 간 해묵은 과제인 평화조약을 연내에 체결하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난달 전격 제안은 예정에 없던 즉석 돌발 제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하자. 지금이 아니라 올해 말까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라고 불쑥 말해 제안의 진의를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 고위관계자는 2일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미리 준비한 원고에는 없었던 내용이라고 NHK에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평화조약 체결 촉구에 호응하는 뜻에서 갑자기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향후 일본과의 정치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아베 총리가 직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을 비롯한 포럼 참가자들에게 평화조약 체결에 협력을 요청하자 이에 호응하는 형태로 갑자기 나온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평화조약을 둘러싼 문제는 러시아와 일본 양국이 논의해야 할 문제로 정상회담에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포럼 참석자들에게 협력을 요청한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자신의 돌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양국 간의 향후 정치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당시 "푸틴 대통령의 연내 평화조약 체결 발언은 러일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사의 표현"이라며 "그러나 러시아 측과 이 문제를 협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양국 국민의 이해가 진전돼, 조약 체결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1일 일본을 방문, 4일까지 머물면서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회담한다고 NHK가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회담에서는 지난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리 다케오(森 健良) 외무심의관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 간 회담 결과 등을 토대로 양국 간 안보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양국 안보관계자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난달 전격 제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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