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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만난 것만으로도…'미스터 션샤인' 18.1%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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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만난 것만으로도…'미스터 션샤인' 18.1% 종영
대규모 투자와 열연 바탕으로 의병의 삶 재조명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스타 제작진과 막대한 제작비에 기대가 컸고 그에 따른 비평도 다양했지만, 어쨌든 안방에서 영화 같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방송한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 최종회 시청률은 18.1%(유료가구)를 기록, 같은 김은숙 작가 전작인 '도깨비'가 달성한 20% 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자체 최고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고애신(김태리 분)만이 살아남아 만주에서 의병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 450억 투자 힘입은 스케일 과시…의병의 삶 재조명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으로 매번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김은숙 작가-이응복 감독은 신작 배경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잘 다루지 않은 일제강점기 직전을 택했다.
시대 고증과 재현, 그리고 이병헌과 김태리 등 스타 캐스팅으로 제작비 역시 450억원가량이 들어 방송 전부터 여러모로 '대작'으로 불렸다.
제작진은 여기에 '내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의미도 더했다. 실제로 내년 여러 방송사에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예고하면서 '미스터 션샤인'이 첫발을 뗀 셈이 됐다.
뚜껑을 여니 역시 스케일이 만만치 않았다.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혼란스러운 시대상이 영화처럼 그림처럼 생생하게 화면에 담겼고, 주연급 5인방의 개인사와 복잡한 관계도 흡입력 있게 그려졌다.



무엇보다도 독립운동가들이 있기 전 이름 없는 의병들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점이 '미스터 션샤인'이 남긴 가장 큰 의미였다.
모리 다카시(김남희)가 '우려'했듯 임진년 의병의 자식들은 을미년에 의병이 됐고, 을미년 의병의 자식들도 의병이 됐다. 애신 역시 부모를 따라 의병이 된 인물이다. 그렇게 우리나라가 국민의 안녕과 주권을 위해 끊임없이 분투한 이들의 피와 눈물 위에 지금껏 서 있음을 '미스터 션샤인'은 일깨웠다.
반(半) 픽션이지만 시대적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이 드라마 결말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제작진의 전작에 비교해 대중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방송 후마다 시대의 키워드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 주연부터 단역까지 열연…김태리 첫 드라마 성공적
'미스터 션샤인'은 후반부 시대적 메시지를 남기는 데 힘썼지만 초중반까지는 역시 러브스토리가 위주였다. 이 때문에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고 인물들도 납작하다. 배경은 시대극이지만 공식은 여전히 로코(로맨스코미디)여서 그렇다"(드라마 작가 주찬옥, 문화잡지 '쿨투라' 10월호)는 지적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안정적으로 애청자를 유지한 데는 주연과 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열연한 배우들의 공이 컸다.
특히 '미스터 션샤인' 최대 수혜자는 여주인공 김태리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는 익숙하지만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인 그는 그간의 김은숙 드라마 속 여주인공 중 가장 주체적인 애신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주목받았다.
선배 배우들보다도 뛰어난 발성과 그들 못지않은 눈빛 연기 등은 24부작을 끌어가는 데 손색이 없었다.



이병헌은 김태리와의 나이 차 때문에 큰 우려를 낳았으나,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유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만큼은 대체할 배우를 찾기 어려움을 증명했다.
애잔한 '서브남'(두 번째 남자주인공)의 정석을 보여준 구동매 역 유연석, 가벼운 듯 묵직하고 속 깊은 김희성을 연기한 변요한, 매력적인 구도 히나를 그려낸 김민정 역시 쉽지 않은 배경에서 자신들의 '베스트 연기'를 보여줬다.
이밖에 이호재, 김갑수, 강신일, 최무성, 이정은, 김혜은 등 중견 배우부터 김의성, 김남희, 이정현 등 악역 노릇을 톡톡히 한 배우들, 윤주만, 오아연, 서유정 등 적은 비중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들까지 제 몫 이상을 하면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어나가는 데 일조했다.



◇ 넷플릭스 판매 등 해외 소구 가능성…늘어진 스토리 옥에 티
'미스터 션샤인'은 방영 전 이미 넷플릭스에 판매되며 해외 시청자에게도 어필할 가능성을 남겼다.
국내에서 제기된 "역사적 사건과 공간적 투사가 로맨스를 전개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될 뿐" 등 지적도 해외 시청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이나 어려움 없이 해당 시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 장점이 됐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와 넷플릭스 시대의 방송문화'라는 글을 통해 "전 세계에 배급된 '미스터 션샤인'은 시공간과 사건, 인물의 서택에서 국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그간의 드라마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발견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역사적 사건과 공간적 투사가 로맨스를 위한 구실로 사용된다. (중략) 시공간적 핍진성의 부재는 한국 시청자들의 눈에 띌 뿐, 넷플릭스 주 시청자인 해외 가입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미스터 션샤인'에는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부작 정도면 적당했을 스토리를 24부작으로 늘리면서 중반부까지 이야기가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했고, 초반에 시청자를 대거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초반에 빠른 전개로 흡입력을 지니지 못하면 외면하는 국내 다수 시청자 특성상 편수를 조금 줄이고 더 밀도있게 연출했다면 흥행에도 더 성공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아울러 비슷한 시대상을 그린 영화 '암살'이나 '밀정', '박열' 등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들이 이어진 것을 놓고도 평이 엇갈렸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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