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 발견"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이 비밀리에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제기구의 조사와 신규 제재를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한 창고를 찍은 위성사진을 내보이며 이런 주장을 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많은 장비와 물질을 저장하고 있는 창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부 관료들이 15㎏의 방사성 물질을 폐기 목적으로 테헤란 도로 곳곳에 뿌렸다는 주장도 했으나 그 근거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핵합의를 했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불리는 이 합의에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와 원자로를 해체하고 농축우라늄 비축량의 대부분을 수출했다.
그러나 이란이 일부 남은 핵 관련 장비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더라도 이란핵합의 위반인지는 불명확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해체한 원심분리기는 국제 감시를 받는 특정 장소에 보관하게 돼 있지만 다른 부수 장비의 보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이란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끔찍하고 일방적인 합의"라며 지난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를 선언하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에게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확인한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를 즉각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럽 국가들이 이란에 유화정책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를 과거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초기 대응 실패에 비유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인가? 그들은 정신을 차릴 것인가"라고 물었다.
미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홀리 다그레스 비상임연구원은 "이란 정부에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은 구경거리일 뿐"이라며 "그의 연설은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와 겹쳐 미국에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4월 말 '아마드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 자료를 확보했다며 원본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이란이 핵협상 타결 뒤에도 핵무기를 개발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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