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즈버그 대법관, 캐버노 논란 증폭 속 "미투운동 지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관련 의혹이 논란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5) 대법관이 미투 운동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샌드라 데이 오코너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1993년부터 봉직해온 긴즈버그는 전날 조지타운대학 로스쿨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여성운동에 대한 견해를 묻자 "미투(MeToo) 운동에 의해 격려받고 있다"고 답했다.
긴즈버그는 "내 세대의 모든 여성도 하나의 얘기만 갖고 있었던 게 아니다.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그것에 관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남자들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제를 회피해온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근래 미투 운동으로 여성들이 뭉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그것은 하나의 고발이었지만 또 하나, 다른 하나가 나오면서 고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의 여성은 나쁜 행동에 대해 침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긴즈버그는 캐버노 지명자를 명시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임박해서 한 언급이란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대법관이 된 긴즈버그는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과 함께 연방대법원의 진보 4명 중 한 명이다.
연방대법원은 존 로버트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등 보수 4명에다 역시 보수인 캐버노 지명자가 가세하면 보수 5 대 진보 4의 구도가 된다.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성폭력 관련 의혹은 팰로앨토 대학교수인 크리스틴 포드가 1982년 고교 시절 그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기 시작했다.
데버라 라미레스라는 여성이 1980년대 예일대 재학 시절 한 파티에서 캐버노 지명자가 자신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고, 줄리 스웨트닉이라는 여성은 고교 시절이던 1980년대 초 집단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 현장에 캐버노 지명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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