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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홈 써보니 "똑똑하긴 한데…막상 필요한 서비스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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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홈 써보니 "똑똑하긴 한데…막상 필요한 서비스는 부족"
우리말 문맥 이해·화자 인식 기능 뛰어나…개인 정보 관련 서비스 가능
음악 재생·키즈 콘텐츠 등 국내 업체 대비 약점…배터리 없어 휴대 안 돼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은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네이버와 카카오[035720] 등이 내놓은 토종 제품이 각축을 벌이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외래종'이다.
AI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는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이 한국 안방 공략을 노리고 내놓은 만큼 구글홈에 쏠린 관심도 많다.
28일 직접 써본 구글홈은 뛰어난 우리말 문맥 이해 능력과 화자 인식 기능 등 장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특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등 측면에서는 국산 제품보다 부족한 점이 느껴졌다.

구글은 외국 업체지만 한국어 이해 능력이 다른 곳보다 뛰어나다고 내세운다.
가령, 실생활에서 주어나 서술어 등을 생략한 형태로 자주 쓰이는 우리말의 특성을 구글홈이 이해하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홈에 "미국 대통령은 누구야"라고 물어보자 "미국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바로 "한국은"이라고 다시 물어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입니다"라고 말한다. 국산 제품은 두 번째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이런 간단한 질문은 스마트폰 검색이 더 빠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이런 성능이 크게 차별화가 될지는 미지수다.
화자(話者) 인식 기능인 '보이스 매치'도 장점이다. 구글홈은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쳐 최대 6명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
AI 스피커는 대개 집안에 놓고 여러 명이 쓰는 제품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 관련 서비스를 하려면 사용자 목소리를 구분하는 기능이 중요하고 또한 필수적이다.
'카카오미니'는 아직 화자 인식 기능이 없어서 수신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어주지 못한다. 그러나 구글홈은 호출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구글 캘린더에서 오늘의 일정을 알려줄 수 있다.

이처럼 구글홈은 몇몇 뛰어난 기능에도 활용도 측면에서 국내 제품보다 낫다고 보긴 어렵다.
AI 스피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음악 재생 기능이 단적인 예다. 구글홈이 지원하는 국내 음원서비스는 업계 4위 '벅스뮤직' 1개뿐이다. 그보다 훨씬 가입자가 많은 '멜론'과 '지니뮤직' 등은 쓸 수 없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기존 국내 음원서비스 이용자에겐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동화 읽어주기 같은 영·유아용 콘텐츠도 찾아보기 어렵고 라디오를 들을 수도 없다. 음식 주문이나 택시 호출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는 '언감생심' 수준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개방적인 자세로 협력 업체를 늘려간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1~2년 전부터 외부 서비스 연계에 공을 들여온 국내 업체를 금세 따라잡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구글이 자랑하는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은 지원 제품 숫자 면에서 국내 제품을 압도하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 IoT 제품이 국내에서 대중화되진 않았다는 점에서 '킬러 콘텐츠'일지는 의문이다.
"굿모닝"이라고 말하면 스마트폰 무음 모드를 해제하고 주요 일정과 뉴스를 읽어주는 식의 '루틴' 기능을 한국어로 지원하지 않는 등 아직 국내 현지화가 완벽하지 않다.
가격(구글홈 14만5천원, 구글홈 미니 5만9천900원)에 비해 하드웨어 사양은 떨어지는 편이다. 내장 배터리가 없어 집 밖에서 쓰기도 어렵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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