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연습 많이 했네" 농담에 이승엽 "노, 노, 노"
박찬호·이승엽, 1번 홀부터 동반 프로보다 좋은 성적
(태안=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45)와 '홈런의 전설' 이승엽(42)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프로암대회에서 프로 선수들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22일 충남 태안 솔라고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22일과 23일 3, 4라운드에 코리안투어 선수들과 유명인사를 '2인 1조'로 묶어 팀 경기를 벌인다.
대회 우승자는 코리안투어 선수 성적만 따져 정하지만 팀 성적도 별도로 집계해 순위도 가린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나란히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김영웅(20), 이태희(34)와 함께 3, 4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우승 경쟁을 하는 선수들과 한 팀을 이루게 된 두 선수는 1번 홀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 조 앞에서 경기한 이승엽이 먼저 티샷을 날리자 뒤에서 지켜보던 박찬호가 큰 소리로 "굿 샷, 홈런~!"이라고 외쳤다.
이승엽이 동반자들과 함께 페어웨이를 향해 걸어나가자 박찬호는 뒤에서 "연습 많이 했네"라며 이승엽의 첫 홀 티샷을 칭찬했다.
사실 이승엽의 티샷은 약간 왼쪽을 향했지만, 박찬호가 짓궂게 한마디 한 것이다.
그러자 이승엽이 '연습 많이 했다'는 박찬호의 말에 마치 기겁이라도 하듯 "노, 노, 노"라고 외쳐 대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승엽은 그러면서 "(뒤에서) 너무 멀리 쳐서 나 맞히지 마요"라고 맞받았고, 박찬호는 "오늘도 홈런 많이 쳐라. 파울 치지 말고"라며 능글능글 대답했다.
570야드 파 5홀인 1번 홀에서 이승엽은 세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리고, 퍼트를 세 번 해서 보기를 기록했다.
동반 프로인 이태희가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이태희-이승엽 팀의 1번 홀 성적은 이승엽의 스코어인 '보기'로 기록됐다.
박찬호는 특유의 장타 실력을 앞세워 두 번 만에 공을 그린에 보냈고 퍼트 역시 두 번에 마치며 버디를 잡아냈다.
동반 프로 김영웅은 첫 홀 파로 역시 이 팀의 1번 홀 점수는 박찬호의 '버디'가 올라갔다.
박찬호는 경기 시작에 앞서 JTBC골프 채널과 인터뷰에서 "김영웅 선수가 2라운드까지 선두인데 같은 조가 돼서 영광"이라며 "제가 도움이 돼야 할 텐데 오히려 괴롭힐까 봐 겸손한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영웅에게 "제가 경기 도중 무리해서 멀리 치려고 할 텐데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원래 플레이대로 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대회 개막 전에 열린 장타 대회에서 허인회, 이승택 등 투어에 내로라하는 장타자들보다 먼 비거리인 331야드를 보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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