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수반, "브렉시트 내년 3월 이후로 연기" 주장
"'노 딜' 내지 '깜깜이' 브렉시트보다 연기하는 게 나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이른바 '노 딜'(no deal) 또는 '깜깜이'(blind) 브렉시트(Brexit)를 할 바에는 차라리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아무런 미래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EU와 결별하는 것을 말한다. '깜깜이' 브렉시트는 영국과 EU가 큰 틀에서만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3월 브렉시트 이후 전환(이행)기간으로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21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스터전 수반은 영국 의회 각 정당 지도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브렉시트 시점을 당초 예정된 내년 3월 29일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도 협상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스터전 수반은 현재 '노 딜' 또는 '깜깜이'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브렉시트 협상 합의를 좌절시켰던 쟁점들이 합의되지 않고 전환기간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눈가리개를 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스터전 수반은 "내 입장에서 이는 '노 딜' 만큼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그렇다면 하원이 (리스본조약) 50조에 의한 탈퇴 시점을 연장해 모든 대안이 적절히 검토되도록 하는 것이 영국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연기론'을 제기한 것은 스터전 수반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이달 초 의회 연설에서 '노 딜' 상황이 불가피해진다면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해 3월 29일 EU 회원국의 탈퇴 관련 규정을 담은 리스본조약 50조에 의거에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만약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3월 29일에는 영국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스터전 수반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최를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만약 스코틀랜드는 EU 잔류를, 영국 전체는 탈퇴를 선택했을 경우 스코틀랜드만 계속 EU에 남도록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면 제2 국민투표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스터전 수반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브렉시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윌리 레니 스코틀랜드 자유민주당 대표는 "스터전 수반은 대중에게 영국 전체를 EU 내에 남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만을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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