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반에 40명·3교대 급식…청라 신도시 과밀학급 갈등 심각
새 아파트 입주 잇따라 학생 배정문제 놓고 학부모들 반발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학생 배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2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내년 3월 청라국제도시에 입주할 예정인 A 아파트 단지 학생들을 인근 해원초등학교로 보내는 내용의 통학구역 행정예고를 했다.
이 내용은 시교육청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통학구역 설정 공고를 하면 확정된다.
이에 해원초 학부모들은 이미 과밀학급으로 시달리는 학교에 학생을 또 배정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원초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턱없이 많은 학생 수 때문에 음악실과 실과실은 교실로 바뀌었고 11시 2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교대 급식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좁은 운동장과 좁은 강당을 반 별로 쪼개어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학교 증축마저 1년 넘게 미뤄져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또 다른 학생들을 배정한다고 한다"며 시교육청의 행정 처리를 지적했다.
실제 시교육청은 학급 편성 기준안에 한 학급당 학생 29명을 규정했는데, 해원초의 경우 한 반에 평균 31.4명이 수업을 받는다.
A 아파트에 입주할 초등생은 540명으로 추산된다. 만약 이 학생들이 모두 해원초로 배정될 경우 한 학급당 41.7명이 될 것으로 시교육청은 예상했다.
당초 청라 지역에는 경연초·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2016년 말 시의회에서 학교 신설 안건이 부결되면서 개교 시기가 2020년 3월로 1년 넘게 미뤄졌다.
이 때문에 청라 지역 과밀학급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 아파트 학생들도 원래는 경연·초중학교로 배정될 예정이었다.
인구 유입이 급증한 청라 지역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 올해 7월에는 청라국제도시 B 아파트에 입주할 초등학생 480명을 어느 학교로 배치하느냐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B 아파트에 입주할 학생들은 2015년 분양 당시 인근 경명초로 배정될 예정이었지만 입주를 앞두고 경명초가 학생들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과밀 학급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시교육청이 인근 4개 학교로 학생들을 분산 배치하는 안을 행정예고하자 B 아파트 입주자들은 한 아파트에서 4개교로 등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시교육청은 아파트 입주자들이 참석한 소통위원회를 수차례 열어 갈등을 조율해왔다. 10월 입주를 앞둔 만큼 조만간 통학구역 설정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 아파트의 경우 통합구역 행정 예고만 한 상황이어서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며 "A 아파트 입주자와 해원초 학부모 간 논의 테이블을 마련해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원초 증축은 학교 1곳을 신설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의 공사여서 발주나 설계가 조금 늦어졌으나 이달 착공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cham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