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서 남북회담 찬반집회…"선언 지지" vs "北에만 유리"(종합)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강애란 기자 =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회담 결과에 대한 찬반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경복궁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2박 3일간의 평양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고자 한국자유총연맹(자총) 서울시지부 회원 50여 명이 모였다. 자총은 이날 150여 명의 회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애초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측 광장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일정 등을 고려해 장소를 옮겼다.
이들은 오후 7시 20분께 문 대통령을 태운 리무진이 길목을 지나가자 함성을 지르며 '정상회담 지지', '평양회담 평화의 새길'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리무진이 지나가는 1초 남짓한 순간 "환영합니다", "대통령님 고생하셨습니다" 등 환호가 터져 나왔다. 리무진을 따라가며 문 대통령을 경호하는 경찰을 향해서도 "고생했다"는 격려를 쏟아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재석 자총 서울시지부 사무처장은 "이번 공동선언은 평화 통일과 국리민복이라는 우리 단체의 목적과 부합한다"며 "금방 통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남북이 왕래하고 평화로 가는 게 눈에 보여서 기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자총 서울시여성협의회 소속 박월랑 씨는 "평화를 위해 애쓰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러 왔다"며 "이념과 상관없이 평화라는 가치 자체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총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이번 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자총은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그 진행 경과를 신중히 지켜보겠다"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 채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시각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정부서울청사 인근에는 국본(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관계자 40여 명이 모여 남북정상회담을 규탄했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하자'라고 적힌 피켓과 성조기를 들고 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종전선언 사기", "문재인은 물러나라" 등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을 태운 차가 지나가자 "박근혜 만세"라고 소리를 질렀다.
국본 집회 참석자 중 한 명은 "수많은 사람을 데리고 올라가서 아무 소득도 없이 내려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우리나라가 식민지가 될 수 있다", "언론 탄압하고 거짓말로 뉴스를 내보낸다"며 행인들과 주변에 대기 중인 경찰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또 다른 참여자도 "정상회담은 알맹이 없는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미군 철수를 의미한다. 어떤 진전도 없는 정상회담을 평화협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외쳤다.
DDP에서는 정상회담 첫날에 이어 이날도 정상회담에 반대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국내 언론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외신이라도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면서 '김정은에게 도움이 되는 남북정상회담은 안 된다'(NO! TO SK-NK SUMMIT THAT BENEFIT KIM JONG UN)라고 영문으로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전훈 애국문화협회 대표는 "김정은만을 위한 남북회담을 한 대통령은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북핵 포기를 확실히 받아내지 못한 채 '퍼주기식'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해 국격을 떨어뜨린 대통령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A(27)씨는 "오늘 처음으로 집회에 왔다"며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우리나라 안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 외국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자 자원봉사하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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