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잠수함 남중국해 훈련 놓고 中·日 날 선 신경전
日 "15년 전부터 해온 훈련" vs 中 "역외국이 안정·평화 깬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의 남중국해 훈련을 놓고 일본과 중국이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이 17일 해상자위대 잠수함이 남중국해에서 호위함 부대와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역외국가는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행동을 삼가라"며 즉각 발발하고 나섰다.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잠수함이 지난 13일 필리핀 서쪽 해역에서 호위함이 잠수함을 찾아내는 대잠수함전을 가정한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실전배치돼 있는 해상자위대 잠수함의 남중국해 훈련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은밀하게 움직이는 잠수함의 동향 발표는 그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훈련 해역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독자적인 경계선인 이른바 '구단선'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이번 훈련이 남중국해의 실효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 "남중국해에서의 잠수함 훈련은 15년전부터 해 온 것"이라면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했다"고 밝혔다. 훈련 목적은 "해상자위대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5년간 해온 훈련을 공식 발표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발언인 셈이다.
방위성 간부는 아사히(朝日)신문에 "잠수함 파견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훈련 목적을 직설적으로 털어 놓았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즉각 "역외국은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한발짝 더 나아가 "일본이 미국, 유럽과 보조를 맞춘다면 중국은 더 강하게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훈련에는 해상자위대 잠수함 '구로시오', '가가'를 비롯한 호위함 3척이 동원됐다. 해상자위대 잠수함은 지난달 27일 히로시마(廣島)현 구레(吳)기지를 출항, 남중국해로 들어갔다. 호위함 3척은 이에 하루 앞서 출항했다. 개별 항해를 하던 이들 4척은 지난 13일 남중국해 공해 해역에 집결했다. 호위함과 함재 헬기는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잠수함을 발견하고 잠수함은 스스로 탐지되지 못하도록 호위함에 접근하는 전술을 확인하는 실전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난사군도(南沙諸島, 영어명 스프래틀리)내 인공섬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시사군도(西沙諸島, 파라셀군도)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남중국해의 실표적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필리핀 등 남중국해 주변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잠수함 훈련에 참가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3척은 8월 하순부터 남중해와 인도양을 포함한 해역을 장기 항해중이고 8월31일에는 미국 원자력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9월7일에는 필리핀 해군과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또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에도 기항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잠수함 구로시오도 훈련을 마친 후인 17일 베트남 깜란 국제공항에 기항해 승무원 80여명이 베트남 해군부대를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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