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대장정 끝에 MLB 30개 구장서 모두 시구한 첫 '로봇손' 소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로봇손' 소녀 헤일리 도슨(8)의 대장정이 17일(한국시간)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MLB닷컴에 따르면, 도슨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과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나서 경기 시작을 알렸다.
이로써 도슨은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서 모두 시구한 최초의 야구팬이 됐다.
도슨은 손가락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 선천성 희소 질환인 폴란드 증후군을 안고 태어났다. 가운데 세 손가락은 사실상 없으며 그나마 자란 엄지와 새끼손가락의 길이도 일반인보다 짧다.
그는 3D 프린터 기술로 제작한 특수 로봇손을 오른손에 낀다.
도슨은 2015년 8월 18일 아빠 그레그가 열렬히 응원하는 고향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시구자로는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볼티모어와 인접한 워싱턴 D.C.의 워싱턴 내셔널스 구단이 지난해 도슨을 시구자로 초청했고, 이후 빅리그 30개 구장을 돌며 시구하고 싶다던 도슨의 꿈이 인터넷 매체 블리처 리포트의 보도로 널리 알려지자 나머지 28개 구단도 도슨을 적극적으로 홈구장에 초청했다.
도슨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 마운드도 밟았다.
'로봇손 소녀'의 미국 본토 일주기는 장애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도슨 가족이 현재 사는 네바다주의 네바다대학 공과대학은 도슨이 공을 쉽게 잡고 던질 수 있도록 로봇손 개발을 주도했다.
또 도슨이 시구하는 구단의 로고와 색깔을 담은 다채로운 로봇손도 제공했다.
마지막 30번째 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에선 '조막손' 투수로 빅리그에서 10년간 뛴 투수 짐 애벗이 도슨을 마운드로 안내했고, 에인절스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우트가 도슨의 공을 받았다.
도슨은 시구 전 자신의 꿈이 완성된 것을 두고 "놀라워요"라고 표현했다.
한국계로 알려진 도슨의 엄마 용 도슨은 "여정이 끝나서 흥분되지만, 한편으론 슬프기도 해 시원섭섭하다"며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팀은 볼티모어였지만, 이번 시구 투어로 우리가 만난 서로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고 모든 팀을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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