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英외무 "총리 말고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 반대해야"
자국 언론 인터뷰서…집권 보수당 분열 심화 속 '속도조절' 관측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반대하는 집권당 내 유럽회의론자들에게 총리 교체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존슨 전 장관은 15일 자(현지시간) 데일리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들이 메이 총리를 실각시키고 새 총리를 추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중요한 것은) 총리 교체가 아닌 체커스 계획의 중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의는) 리더십이 아니라 정책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런 발언에 대해 존슨이 사실상 메이 총리에 대한 지지를 주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런던 시장 출신으로 7월 초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존슨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인 이른바 '체커스 계획'에 반발해 지난 7월 초 사임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존슨은 차기 보수당 대표와 총리의 유력후보 중 한명으로 꼽혀왔다.
존슨의 인터뷰 내용은 그가 메이 총리의 당권에 정면으로 도전할 것처럼 여겨지던 그간의 행보와 어긋난다.
브렉시트 안을 놓고 집권 보수당 내 분열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음에 따라 존슨이 일종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존슨은 지난 9일 일간지 메일의 일요판 기고에서 메이 총리를 두고 "영국 헌법에 자살 폭탄 조끼를 입혀놓은 뒤 기폭장치를 미셸 바르니에(EU의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에게 넘겨줘 버렸다"면서 체커스 계획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다른 각료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보수당 내 분열이 확대돼왔다.
앨런 덩컨 외무부 부장관은 당시 "영국 현대정치에서 가장 역겨운 순간 중 하나"라면서 "이것이 보리스 존슨의 정치인생의 끝이다. 지금이 아니라면 조만간 끝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도 일간지 기고에서 "다른 누구도 더 상세한 브렉시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총리를 지지할 때"라면서 정부의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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