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 사무총장 "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 배제 안해"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이 경제위기 속에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알마그로 총장은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접경하고 있는 콜롬비아의 쿠쿠타 지역을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마그로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군사 개입과 관련해 어떠한 옵션도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마그로는 "마두로 정권은 반인륜 범죄와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집단 이탈을 초래하는 고통을 겪게 하고 있다"며 "외교적 방식이 우선시돼야 하지만 어떠한 행동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으로부터 '개입주의자'라는 비난을 듣는 알마그로가 '군사 개입'에 관한 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OAS는 1948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채택된 미주기구 헌장에 바탕을 둔 아메리카대륙 28개국의 협력조직으로, 마두로는 OAS가 내정에 불법적으로 간섭한다면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주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이 마두로를 축출하기 위해 비밀리에 베네수엘라군 관리들을 만났으나, 결국 협조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옵션'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고문들에게 베네수엘라 침공의 가능성에 대해 자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이어 트럼프 자신도 베네수엘라의 '혼돈'을 정리하기 위해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말을 직접 했다.
알마그로 총장은 베네수엘라에서 콜롬비아로 넘어오는 난민들의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콜롬비아를 사흘간 방문하고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은 경제위기가 심화한 베네수엘라에서 2015년 이후 160만명이 나라를 등지고 각국으로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엔이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통상적인 이민을 인도주의적 위기로 왜곡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베이징을 방문,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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