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외무, EU예산안에 불만 표출…"난민문제 해결에 돈 더 써라"
모아베로 "EU, 아프리카 개발 위해 더 많은 자금 지원해야"
"EU, 회원국 분담금 의존 말고 채권발행 등 자금 자체 조달해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최근 공개한 2021∼2027년 예산안에 대해 이탈리아가 반발하고 나섰다.
엔초 모아베로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로마에서 귄터 외팅거 EU 예산담당 집행위원과 회동한 뒤 "EU 집행위원회의 예산안은 시민들의 우려와 기대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EU 회원국들이 분산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난민 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거부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여 EU 집행위원회 및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모아베로 장관은 외팅거 집행위원과 만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탈리아는 유럽이 난민에 대해 더 큰 관심을 쏟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행)난민들이 출발하거나 경유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개발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유럽의 자금 지원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또 EU가 운영 경비 조달을 위해 회원국의 분담금에 주로 의존하기보다는 채권발행 등의 방법으로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EU가 회원국의 분담금에 크게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EU는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 재원을 찾는 데 좀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조세 회피를 위해 몰타나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에서 법인 등록을 하는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다국적 기업들의 관행을 단속하는 것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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