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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예술 향기 물씬…숨은 여행지 이천 '예스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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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예술 향기 물씬…숨은 여행지 이천 '예스 파크'



(이천=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잘 알려진 교외 나들이는 이제 지겹다. 특별한 나들이할 곳은 없을까?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아 멀리 나가기도 부담이 되는 요즘이다.
해외 여행이 일상화하면서 한국인들의 여행 패턴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 가짜는 먹히지 않는다. TV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리얼'이 대세가 된 이유다.
이런 사람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나들이 장소를 찾아보자.
우연한 기회에 이천의 도자 예술촌인 'Ye's Park'(예스 파크)를 찾았을 때, '이게 리얼이구나!' 딱 그런 느낌을 받았다.



예스 파크는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다. 도자기 예술을 하는 예술인들이 작품생활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3년 전 만들어졌다.
이천시는 2015년 700여억원을 들여 신둔면 고척리 40만㎡에 예스 파크를 조성했다.
입주한 각 도공의 준비 기간이 좀 길었다.
최근 들어서야 각 건물의 공사가 마무리되고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았다.
처음 느낌은 하나의 드라마 세트장 같을 정도로 아담하지만 아름다웠다.
문 열린 공방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카운터 뒤에서 힘차게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가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오래된 나무 구유 같은 형태의 작품을 사포로 잘 다듬어 참기름을 바르는 중이었다.
캐놀라유와 함께 섞어서 바른다고 했다.
전통적인 도예작품뿐만 아니라 각종 재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또 다른 작업소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길가로 불쑥 튀어 나온 굴뚝이 눈에 띄었다.
공방마다 가마를 안에 들이고 그 가마에서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거리 자체가 흔하디흔한 놀이공원의 떠들썩함과는 다른 우아함과 품격이 넘쳤다.
건물도 하나하나 신경 썼다는 느낌이 강했고, 조경 또한 멋스러웠다.



토요일 열리는 작가들의 벼룩시장 '사부작 장날'을 놓치지 말라고 만난 작가들은 귀띔했다. 작가들이 아끼는 작품들과 소품들이 꽤 괜찮은 가격에 나온단다.
시간이 되면 꼭 다시 와서 벼룩시장을 찾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괜찮은 공간을 발견했다는 기쁨을 뒤로하고 조금 나오니 '단내 성지' 안내판이 보인다.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의 단내 성지는 천주교 성지 가운데 하나지만,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이 단내 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정은 바오로와 정 베드로 순교자의 고향이자 유해가 묻혀 있는 곳이다.



바로 앞에 주차한 뒤 올라가보니 벌써 떨어진 낙엽을 배경으로 익어가는 이천 쌀이 눈길을 잡았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이곳은 김대건 신부의 사목 활동지로 김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큰 성당 위쪽으로 산책길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고 싶다.
이천을 벗어나기 전에 약간 재미있는 간판을 발견해 우발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공룡 수목원'이다.
수목원과 공룡을 어떻게 매치시켰을까 호기심이 일었다.
사실 공룡이란 존재는 딱 초등학교 입학 전의 유아들에게 잘 먹히는 것이지만, 수목원은 적어도 50∼60대 장년층에게 어울리는 여행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찾는 이가 얼마나 되겠나?' 싶은 마음으로 찾아본 공룡 수목원은 필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30여대의 대형 버스와 소형 유치원 버스가 수목원 앞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유아들에게는 움직이는 공룡의 모습이, 장년층에게는 아름다운 수목원의 전경이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목원 곳곳에는 일반적인 공룡 모형들과 달리 동작 센서가 장착돼 사람들이 접근하면 움직이며 포효하는 공룡들로 가득 차 있다.
사실 조금만 어두컴컴했다면 성인들조차 무서움을 느낄 정도였다.
산기슭에 자리 잡아 오르내리기에 불편한 점은 단점이었다.
마지막 미션은 이천 먹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쌀밥을 먹는 것이었지만, 일단 혼자 다닌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인근인 마장면 장암리에 도자기 전시와 카페 등이 복합된 공간인 이진 상회가 뜬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앞쪽에는 멋스러운 도자기 작품들이 즐비해 기쁨을 줬다. 또 작은 뜰마다 차지하고 있는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취향에 맞는 밥집도 구석마다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인도 음식과 서양 음식 등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polpo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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