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에서 기포 가득한 샴페인 즐길 수 있을까
佛서 특수제작 샴페인 병 무중력 시험 결과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다가올 미래에 우주 무중력 공간에서 기포 가득한 샴페인 맛을 볼 수 있을까.
프랑스 샴페인 생산지 랭스에서는 12일(현지시간) 특수 제작된 샴페인 병을 실은 에어버스 제로-G 항공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로이터제공]
'에그 컵'(egg cup) 모양의 별도의 잔을 밑에 덧댄 특수 제작된 병에 담긴 샴페인을 우주 궤도에서 과연 마실 수 있을지 실험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활성화할 우주여행에서 여행객들이 궤도에서 지구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샴페인 축배를 들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전했다.
항공기는 포물선 궤적을 따라 비행하면서 20초 동안 무중력 상태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높이까지 치솟다 하강한다.
항공기에는 초청된 세계 여러 나라의 기자 등이 탑승했다.
기자들은 무중력 상태가 되면 병 윗부분 마개를 손가락으로 돌려 병을 딴다.
이때 샴페인에 함유된 이산화탄소가 기포를 만들어 내면서 샴페인을 밀어낸다.
기자들은 작지만 기다란 유리잔을 이용해 샴페인 맛을 보게 된다.
항공기 조종사 장-프랑수아 클레르부아는 이륙 전 "탑승객들은 다른 특수 임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샴페인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샴페인 병은 세계 3대 샴페인 제조사 '멈'(Mumm)으로부터 제작을 의뢰받은 프랑스 디자이너이자 드골 장군의 조카 손자 옥타브 드골이 3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멈 측은 우주에서 잔에 따라 샴페인을 마시는 게 빨대로 마시는 것보다 훨씬 우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샴페인 병은 물론 우주인들을 겨냥해 만든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직무를 수행 중인 우주인들은 알코올을 섭취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장차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맞이하면 우주에서 샴페인을 마시는 상품이 개발될 가능성은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985년 알코올이 우주공간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우주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했다.
FAA는 17명을 상대로 지상 및 3.7㎞ 상공과 같은 조건을 지닌 공간에서 보드카를 마시게 한 뒤 계산 등 여러 가지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지상과 우주공간에서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작업 수행 능력에서 뚜렷한 차이는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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