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장, 해고사태 후 분향소 첫 조문…"원만히 해결하겠다"
조문 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복직 본교섭
쌍용차지부 "오늘이 분수령…119명 전원 복직해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13일 2009년 쌍용차 해고사태 관련 희생자를 기리고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측 대표로는 처음 조문한 것으로,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해고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사장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과 함께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분향소는 고(故) 김주중 조합원 등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30명의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올해 7월 설치된 것으로, 조문은 전날 쌍용차 측에서 본교섭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들이 분향소에 조문하는 동안 등 뒤에서는 "9년 만에 처음 (사측이) 왔다", "진정으로 반성하세요"라고 사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최 사장 일행은 10여 분간 분향소에 머무른 뒤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자리를 옮겨 본교섭에 들어갔다.
문 위원장은 "최 사장님께서 사측으로는 처음으로 조문을 오셨다"며 "그동안의 안타까움과 아픔을 정리하겠다 하는 마음으로 온 만큼 기업 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측,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4명의 주체가 모여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좋은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김주중 조합원 등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애도 말씀을 올린다"며 "2009년 경영 악화로 불가피하게 정리해고를 한 이후 (복직) 합의가 있었는데도 다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것을 경영진을 대표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정부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신 점 고맙다"며 "앞으로 (복직) 문제가 원만하게 타결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득중 지부장은 "전날 사측에서 (복직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서 마무리하겠다고 메시지가 왔다"며 "지난 세월 우리 해고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는지,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절박함이 어느 정도인지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지부 측은 이날 본교섭에서 복직에 관한 최종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사장이 14일 유럽으로 출장을 가고, 홍봉석 위원장 등 기업 노조의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선동 쌍용차지부 조직실장은 "문제를 더 끌고 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며 "교섭 결과에 따라 복직 투쟁이 장기화할지, 아니면 오늘로 끝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실장은 "내년 6월 8일이면 정리해고 만10년이 된다"며 "10년을 채우기 전에 여전히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119명을 복직시켜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쌍용차지부는 전날 본교섭 일정이 잡히자 전국에 흩어진 조합원들을 불러모았다.
김 지부장은 "어제 긴급히 문자를 보내 오늘 조문과 본교섭 소식을 전했다"며 "저녁 7시까지 금속노조 회의실로 모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조합원 동지들이 얼마나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현장에서 옛 동료와 만나 함께 땀내 나는 작업복을 입고 쌍용차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쌍용차지부는 복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사법 농단과 국가폭력 등에 대한 투쟁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선동 실장은 "해고자 복직과는 별개로 사법 농단과 국가폭력을 행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위해 계속 투쟁하겠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2009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구조조정(희망퇴직, 분사, 해고 등)을 통해 직원 1천800여명을 내보냈다.
당시 무급휴직에 들어간 직원 454명은 2013년 회사 경영이 회복되면서 전원 복직했고, 남은 인원의 복직에 대해서는 노·노·사(쌍용차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가 단계적으로 복직하도록 2015년 합의를 이뤘다.
합의에 따라 올해 3월까지 차례차례 120여명을 채용했지만, 쌍용차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세부 합의 내용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사측은 2015년 합의안에서 작년 상반기까지 해고자를 최대한 복직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입장이지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사측이 작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해놓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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