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우리카드, 아가메즈 측면 짝꿍 찾을까
신영철 감독의 호언장담 "나경복, 기대하세요"
(제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우리카드가 전체 1순위로 뽑은 외국인 선수 리버만 아가메즈는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4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그는 삼성화재와 1차전에서 30점(공격 성공률 43.18%)을 터트렸고, 일본 초청팀 JT와 2차전에서는 22점(공격 성공률 51.35%)을 수확했다.
두 경기 모두 최다 득점 선수였다. 세터 유광우와의 호흡도 점점 나아진 아가메즈는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V리그에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유광우는 "아가메즈는 블로킹과 수비 등 방어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라며 "다른 용병보다 월등히 좋은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센터 포지션도 지난 시즌 허벅지 부상에 시달렸던 구도현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면서 걱정을 덜었다.
이제 관건은 아가메즈와 짝을 맞출 국내 레프트 공격수다.
사실 우리카드는 레프트 자원이 풍부한 팀이다. 최홍석에 더해 나경복, 김정환, 신으뜸,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성정까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풍요 속의 빈곤'에 가까웠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크리스티안 파다르라는 막강한 외국인 공격수를 데리고도 그와 보조를 맞춰줄 레프트 공격수를 찾지 못해 고전을 거듭했다.
우리카드는 끝내 파다르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레프트 공격수를 발굴하지 못하고 전체 7개 팀 중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신임 신영철 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여기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네트 위 20㎝ 이상 높이에 띠를 걸어놓았다.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때리는 선수들의 습관을 고치고 최정점에서 때릴 수 있도록 고안해낸 특별 훈련법이다.
내려오면서 때리면 각이 안 나오고, 상대 블로킹에 그대로 먹잇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못된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는 없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신호는 보인다.
신 감독이 레프트 공격수 1순위로 지정한 나경복은 이번 KOVO컵에서 달라진 타점으로 아가메즈와 함께 공격의 한 축으로 제몫을 다해냈다. 나경복은 1차전에서 16점, 2차전에서 14점을 올렸다.
신 감독은 "금방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우리카드에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나경복은 올 시즌 기대해도 좋다. 장담한다"고 했다.
나경복은 "지금까지는 공격할 때 내려오면서 때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의 주문대로 위에서 길게 때리니까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신 감독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믿어주시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열심히 해서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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