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세계산악영화제 폐막…시모니 감독 '울트라' 대상(종합2보)
세계 41개국 139편 상영, 폐막작 '클라우드 보이'도 인기
이선호 이사장 "앞으로 지역민과 산악인, 영화인 모두 즐기는 영화제 만들겠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허광무 김용태 기자 = "영남알프스 산자락 아래서 감동적인 영화를 보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울산에서 열린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2018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닷새 일정을 마무리하고 11일 막을 내렸다.
영화제 측은 이날 오후 6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마련된 움프 시네마 무대에서 폐막식 공식행사를 열었다.
움프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영어 약어(UMFF·Ulju Mountain Film Festival)다.
폐막식은 국제경쟁 부문 시상, 폐막 선언, 폐막작 상영,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폐막작으로 상영된 영화는 '클라우드 보이'(Cloudboy)다.
메이케미너 클린크스포 감독의 벨기에 영화로, 소년이 산에서 마주친 특별한 여정을 통해 치유와 조화를 배우는 따뜻한 가족영화이자 성장영화다.
영화제 측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연에서 삶을 치유하고 성장하는 가족영화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이 영화는 토론토 국제어린이영화제를 필두로 유수 영화제에 소개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처음 상영했다.
폐막작 상영에 이어 국내 최고 록가수로 꼽히는 김경호, 김종서, 박완규의 공연이 이어졌다.
폐막일인 이날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마련된 상영관 6곳에서는 40여 편의 장·단편영화가 상영됐다.
특히 오후 1시 신불산시네마에서는 북한영화 특별전의 하나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북한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 상영이 이뤄졌다.
올해 처음 시도한 '북한영화 특별전: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을 노래하다' 프로그램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를 다룬 '산 너머 마을'이라는 북미합작 장편영화 1편도 상영돼 관심을 끌었다.
'새로운 도전(New Journey)'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올해 영화제는 산악문화와 영화의 진수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 41개국에서 출품한 139편 영화가 영화제 기간 닷새간 쉴 틈 없이 상영됐고, 관객들도 꾸준히 찾았다.
알피니즘(전문 산악)·클라이밍(전문 등반)·모험과 탐험(탐험과 여행, 산악스포츠)·자연과 사람(자연과 삶, 문화)·움프 포커스(기획 특별전)·움프 라이프(움프 클래식과 투게더)·움프 프로젝트(울주 서밋과 플랫폼) 등 모두 7개 부문에서 나뉘어 소개됐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영화가 11편이나 됐다.
국제경쟁 부문에 해당하는 알피니즘과 클라이밍, 모험과 탐험, 자연과 사람 부문에서 뛰어난 영화로 뽑힌 작품 27편이 본선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이 부문 총 상금은 5천만원에 달한다.
대상은 발라주 시모니(Balazs SIMONYI) 감독의 '울트라'가 차지했다.
헝가리와 그리스 작품으로 지난해 만든 84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스파르타슬론이라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발해 스파르타까지 246㎞를 36시간 안에 골인해야 하는 논스톱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소개한다.
이 대회에 4년 연속 완주한 헝가리 출신 감독 발라주 시모니는 자신을 포함해 이 대회를 완주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5명의 평범한 선수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나는 왜 달릴까, 나는 누구일까 묻는다.
영화제 심사위원 관계자는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토록 고통스러운 삶에 뛰어들어 달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알피니즘 작품상은 더트백: 프레드 베키의 전설(데이브 오리스케 감독), 클라이밍 작품상은 '아이스 콜링'(감독 벤야민 소토 페라리스, 크리스토발 드 알바 드 라 페냐), 모험과 탐험 작품상은 '아름다운 패자들'(감독 아루나스 마텔리스), 자연과 사람 작품상은 '세뇨리따 마리아'(감독 루벤 멘도자)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W'(감독 스티븐 슈와블), 관객상은 '학교 가는 길'(감독 모함마드레자 하페지)이다.
또 올해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인 넷팩(The Network for the Promotion of Asian Cinema, NETPAC)이 아시아 최고영화 작품에 수여하는 넷팩상이 신설돼 네팔 영화 '흔들리는 산'이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특별전과 부대행사가 진행돼 영화를 감상하는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영화제 측은 세계 주요 산맥에 자리한 국가의 산악문화와 삶의 양식을 소개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고, 올해 처음 '히말라야-네팔 특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 남사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고봉이 모인 지역으로 모든 산악인의 성지로 꼽힌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네팔인들이 연출한 6편의 장·단편영화가 상영됐고, 히말라야 관련 VR 체험과 사진전 등 각종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이밖에 세계 대표 여성 산악인을 조명한 영화 13편을 선보인 '울주 비전', 소설가 김훈이나 시인 정호승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자연에서 이야기하다', 영화 관람과 인기가수 공연을 함께 즐기는 '자연에서 노래하다' 등이 방문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영화제 관람객은 4만2천여 명으로 추산됐고, 관객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제 사흘째인 일요일에는 전체 상영관 관객 점유율이 평균 104.4%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울주에서 가장 큰 행사로 세계적인 영화제로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며 "병풍처럼 펼쳐진 영남알프스에서 개최되는 산악영화제는 더할 나위 없는 조합으로, 앞으로 지역민과 산악인, 영화인 모두가 즐기는 영화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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