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첫 퀴어축제에 기독교단체 반대 집회…일부 마찰(종합)
경찰, 기동중대 등 670명 행사장에 배치…충돌 대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성 소수자 단체가 인천에서 처음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하자 기독교 단체와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행사장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면서 양측간 일부 마찰이 빚어졌다.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8일 오전 인천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다.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이날 축제에는 성 소수자 단체와 진보 시민단체 관계자 등 700∼800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행사장 인근에서 기독교 단체와 보수 시민단체 관계자 1천여 명이 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면서 양측간 마찰이 빚어졌고 오후 들어 행사도 사실상 중단됐다.
축제 반대 측 인천기독교총연합회와 보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동성애 법제화 반대'라고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행사장에 진입하기 위해 경찰과 실랑이했다.
일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축제장에 난입해 연좌 농성을 하는 듯 바닥에 드러누워 행사 진행을 막았다.
이들은 "이번에 인천에서 퀴어축제가 열리면 앞으로도 계속 열릴 것"이라며 "행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행사에 앞서 7개 기동중대 550명과 교통경찰관 120명을 축제장 주변에 배치했다.
축제 참가자들은 반대 단체가 동인천역 북광장을 선점하자 인근에서 흩어져 연대 발언을 하며 행사 반대 집회 측을 비판했다.
양측은 동인천역 북광장 내에서 경찰 인력을 사이에 두고 각자 서로 규탄하는 발언을 하며 대치했다.
앞서 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이번 축제를 위해 동인천역 북광장을 사용하겠다며 승인 신청서를 인천시 동구에 냈다가 사실상 거부당했다.
동구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려면 안전요원 300명과 주차장 100면이 필요하다며 이를 먼저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행사에 따른 안전요원과 주차장 마련 기준은 어떤 조례에도 없고 광장 사용 신청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동구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인천시는 10월께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한편 축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까지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서 각종 홍보부스 40여 개를 운영하며 성 소수자 인권을 알릴 예정이었다.
또 성적 다양성을 홍보하는 여러 공연과 거리 퍼레이드도 진행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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