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붕괴 참사에 놀란 伊 "공공재 운영권 전반 재검토"
디 마이오 부총리 "수도·통신·TV 운영권 등도 살필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달 14일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의 고가 교량이 붕괴돼 43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은 이탈리아가 도로를 비롯해 공공재 운영권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발행된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붕괴한 제노바 모란디 교량을 비롯한 고속도로 부문뿐 아니라, 수도, 통신, TV 등 민간에 부여한 공공재 운영권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모란디 교량의 붕괴 직후 이 교량을 포함해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절반에 육박하는 구간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의 관리 소홀로 사고가 빚어졌다고 비난하며, 이 회사로부터 운영권을 회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디 마이오가 대표를 맡고 있는 오성운동은 시민들의 삶에 필수적인 공공재의 관리를 안전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회사에 맡긴 것이 이번 모란디 교량 참사를 초래했다면서, 과거 정부에서 민영화한 공공재 운영을 다시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아우토스트라데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수도, 통신, TV 등 민간 기업들에게 운영권을 부여한 다른 분야의 실태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노바 사법당국은 모란디 교량의 붕괴 사건과 관련, 아우토스트라데 경영진과 이 회사의 감독 임무를 맡고 있는 건설교통부 고위 관리 등 20명을 과실 치사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제노바와 프랑스 국경 지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인 모란디 교량은 지난 달 14일 폭풍우 속에 갑자기 200m가량이 무너져 내렸다. 이로 인해 교량 위를 지나던 차량 수십 대가 45m 아래로 추락하며 43명이 목숨을 잃고, 10여 명이 크게 다쳤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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