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축제 현장서 다시꽃핀 '한·중 400년 우정'
정유재란때 도움 준 중국 진린장군 후손들 해남 방문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중국 진린장군 후손들이 '2018 명량대첩축제' 참가를 위해 7일 해남을 찾았다.
진린장군은 정유재란(1597년 8∼1598년 12월) 당시 원군으로 참전해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여러 해전에서 왜군을 격파한 명나라 도독(都督)이다.
명나라가 무너지자 진린의 유지에 따라 손자 진영소는 벼슬을 버리고 조선으로 넘어와 터를 잡았고 현재 그의 후손이 해남군 산이면 황조마을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6일 부산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진린장군 후손들은 곧바로 해남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오전 산이면 황조별묘를 방문, 참배했다.
황조별묘는 황조마을 내 조성된 진린장군 사당이다.
후손들은 참배와 함께 400년 전 조선에서 있었던 전장의 우정을 되새기는 자리를 가졌다.
또 황조마을에 사는 광동진씨 후손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한중관계를 열어가는 역사적 전환기에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들은 8일 명량대첩 축제에 참가해 울돌목에서 펼쳐지는 해상전투 등을 관람하고, 한·중·일 평화의 제전으로 거듭난 명량대첩의 의미를 기리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진린장군 후손들은 "좋은 기회에 해남을 방문하게 되고, 명량대첩축제의 역사적 현장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후손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중한 관계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문 기간에 해남 화원김치공장과 옥천OK라이스센터, 김 가공공장 및 주요 관광지 등도 둘러본다.
황조마을은 2014년 7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 서울대 강연 시 '명나라 때 등자룡 장군과 조선 왕조의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각각 순직했으며 오늘날 여전히 명나라 장군 진린의 후손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언급해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강연에서도 '한국에는 지금 진린 장군의 후손 2천여 명 살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이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남군은 진린장군의 출생지인 중국 옹원현과 1999년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매년 명량대첩축제에 진린장군 후손 등을 초청해 교류하는 등 우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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