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예찬론자 백악관 입성…美 反기후변화정책 가속페달 밟나
프린스턴대 해퍼 박사, NSC 신기술 담당 책임자로 합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고위 참모진에 이산화탄소(CO2) 예찬론을 펴며 기후변화 모델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어온 인물이 합류해 과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파리협정을 탈퇴하며 지구온난화 대처 노력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더 극단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7일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프린스턴대학 이론물리학자인 윌리엄 해퍼(79) 박사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기술 담당 수석 국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며 백악관 과학·기술 정책실 책임자로 하마평이 무성하다가 무산됐지만 끝내 백악관에 입성한 것이다.
과학계가 해퍼 박사의 백악관 합류를 우려하는 것은 그가 과학계에서 정설로 돼있는 기후변화 모델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은 물론, 'CO2 연맹'이라는 단체를 이 끌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기고를 하며 반(反) 기후변화정책 운동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사이언티스트 지와의 회견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엄청나게 과장돼 있다"면서 "지난 5~10년간 일종의 종교운동처럼 됐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기온 기록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1월 또 다른 매체 E&E 뉴스와의 회견에서는 "지질학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는 CO2 기근 상태라는 점을 일반인들은 모르고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해퍼 박사는 이론물리학자로 기후변화를 전공한 과학자가 아니지만, CO2가 지구 식물에 도움이 됐으면 됐지 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신념 같은 전제에서 이런 주장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4년 CNBC와의 회견에서는 "히틀러 시대 때 불쌍한 유대인을 악마화한 것처럼 CO2를 악마화하고 있지만 유대인이 세계에 도움이 된 것처럼 CO2도 세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CO2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이 나치의 "선전선동"처럼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주류 과학계에서는 CO2가 식물 생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이는 물이나 다른 영양분 등이 충족됐을 때의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 CO2가 많아지면서 기온이 상승하고 강우 패턴이 변하는 등 기후변화를 가져와 식물 생장에 부정적인 영향를 미칠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CO2 증가가 모든 식물에 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해퍼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 이유로 경제에 해롭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그는 대통령이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해퍼 박사는 NSC 내에서의 역할과 관련, 연방정부의 정책 결정이 "건전한 과학과 기술을 토대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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