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 '보도연맹 학살 비극' 퍼포먼스 선보인다
정윤선 '길 위의 진실' 학살현장 투어 형식으로 진행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2018 부산비엔날레가 현재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의 비극적 역사 현장을 관람객이 직접 찾아가는 퍼포먼스형 작품을 선보인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정윤선 작가의 퍼포먼스형 작품 '길 위의 진실'(I Saw the Truth on the Road)에 참여할 관람객을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작품은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던 형무소 재소자 학살사건인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전쟁 초기 남한 내 좌익 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분 아래 벌어진 이 사건에서 1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작품의 제목은 알렌 위닝톤이라는 종군 기자가 당시 영국 런던에서 발간된 '데일리 워커'지에 게재했던 해당 사건의 기사에서 차용했다.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는 사건의 희생자들이 구금됐던 옛 부산형무소와 실제 학살이 이뤄진 동매산 일대를 찾는다. 참가자들은 마치 당시 학살 현장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번 작품은 이데올로기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의해 무력하고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당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이데올로기 폭력의 잔혹성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정윤선 작가는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다"며 "이번 작품은 비극의 시대와 안녕을 고하고 평화와 화해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퍼포먼스는 8일(오전 10시, 오후 2시), 9일(오전 11시, 오후 3시), 10일(오전 11시 오후 3시) 사흘 동안 모두 6차례 진행된다.
퍼포먼스 참여를 원하는 이는 부산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해야 한다. 당일 버스 잔여석이 있을 경우 현장에서 참여할 수도 있다.
2018 부산비엔날레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를 주제로 8일부터 11월 11일까지 65일간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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