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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장관 '사면초가'…탈세혐의에 출판 감독권한도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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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장관 '사면초가'…탈세혐의에 출판 감독권한도 뺏겨
출판사 대표 때 무허가 확장공사…검찰, 탈세 혐의 등 내사
이해충돌 우려에 출판 감독권한 총리실 이양 '극약처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입각 전에 자신이 대표로 있던 출판사의 운영과 관련한 문제로 사퇴 위기에 내몰렸다.
논란이 일자 총리는 프랑스 문화의 중요한 축인 도서출판의 관리 감독권을 문화장관에게서 빼앗다시피 가져가 버렸고, 장관의 탈세와 도시개발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프랑스 문화부가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 부패범죄수사대는 29일(현지시간) 아침 출판사 악트 쉬드(Actes Sud)의 파리 사무소에 들이닥쳤다.
검찰은 악트 쉬드가 2012년 파리 사무소를 확장한 것이 파리시와 프랑스의 도시개발법을 위반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최근 프랑스의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니센이 입각 전까지 대표로 이끌던 악트 쉬드가 관청의 승인도 받지 않고 파리 사무실을 150㎡ 확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파리 시내 18세기 건물에 입주한 악트 쉬드가 사무실 확장을 하려면 당국의 사전 승인과 문화재 관련 기관의 조사, 세무당국 신고가 필요한 데 이 절차들을 모두 누락했다는 것이 르 카나르 앙셰네의 보도 내용이었다.


검찰은 이 보도를 바탕으로 최근 악트 쉬드에 대한 예비조사(일종의 내사) 개시를 결정했고, 악트 쉬드와 니센 장관을 상대로 탈세와 도시개발·문화재관리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니센 장관은 이번 건 전에는 아를에 있는 악트 쉬드 본사의 무허가 확장이 문제가 돼 시정을 약속한 바 있다.
악트 쉬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판사 중 하나로 니센 장관이 작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탁으로 입각하기 전까지 대표를 지냈다.
이 출판사는 이청준·박완서·최인훈 등 한국 작가의 작품 다수를 불어로 번역 출간해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니센은 자신의 아버지가 설립한 이 출판사에서 40년간 재직했으며 현재 주식의 95%를 갖고 있다.
악트 쉬드와 니센 장관은 불법증축·탈세 논란에만 휩싸인 게 아니다.
니센 장관은 현재 프랑스 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도서출판 분야의 관리 감독 권한이 없다.
니센이 입각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출판사와 출판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장관으로서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총리실은 지난 6월 니센의 출판분야에 대한 행정권한 전반을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인수한다고 관보에 고시했다.
이를 두고 야당들은 니센 장관이 취임 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가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이 출판분야를 관할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필리프 총리는 문화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일단 예의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벤자멩 그리보 정부대변인은 "대통령은 각료의 도덕성과 투명성에 대해 특히 민감하다"면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최근 주간지 인터뷰에서 "사법부가 판단할 일"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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