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자카르타에 뜬 영웅들…한일전 지배한 넥센 4인방
김하성·박병호, 홈런 쾅!쾅!…최원태 2이닝 무실점·이정후 멀티히트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메이드 인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위기의 한국 야구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선동열(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을 5-1로 제압했다.
B조에서 2위로 밀려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나선 탓에 앞으로 단 1패도 허용되지 않는 대표팀에겐 이날 한일전이 사실상 준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지면 끝장'인 승부에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그 중심에는 넥센 선수들이 있었다. 김하성(23), 박병호(32), 최원태(21), 이정후(20) 등 넥센 4인방은 소속팀 명인 히어로즈에 걸맞게 그야말로 영웅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일전 선발 중책을 맡은 최원태는 팔꿈치 통증으로 일찍 물러나긴 했지만 1∼2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초반 일본의 기를 효과적으로 꺾었다.
장염을 극복하고 2번 타자 유격수로 3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김하성과 대표팀의 4번 타자 박병호는 징검다리 홈런포로 막힌 공격의 혈을 시원하게 뚫어냈다.
한국은 1회초 1사 2루, 2회초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0-0의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김하성의 벼락같은 홈런이 경기의 흐름 자체를 바꿔놨다.
김하성은 3회초 1사에서 일본 우완 선발 사타케 가쓰토시를 상대로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속구를 힘껏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크게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일본 좌익수 사사가와 고헤이는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유니폼의 'KOREA'에 입맞춤했다.
2사 후에는 박병호가 징검다리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달려 나와 축하해준 선수는 김하성이었다.
박병호와 김하성은 마치 넥센에서 뛸 때처럼 서로의 팔을 반대로 돌리는 특유의 세리모니를 펼쳤다.
넥센의 두 거포가 때려낸 홈런포로 2-0 리드를 잡은 한국은 4회초 황재균의 솔로포, 5회초 박병호, 안치홍, 양의지의 안타를 묶어 2점을 추가하고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박병호는 4타수 3안타 1타점 활약으로 4번 타자 이름값을 했다. 수비에서도 눈부셨다.
박병호는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2루에서 일본 마쓰모토 모모타로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건져낸 뒤 1루 커버에 들어간 최원태에게 토스해 실점을 막아냈다.
예선 3경기에서 타율 0.583(12타수 7안타)으로 이번 대회 타율 4위인 이정후는 이날 안타 2개를 추가하며 대표팀의 새로운 '타격기계'로 자리매김했다.
톱타자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4회말에는 일본 4번 타자 사사가와는 잘 맞은 타구를 빠르게 달려 나와 잡아내며 빼어난 수비 센스를 뽐냈다.
KBO리그에서는 각종 사건·사고로 야구계의 손가락질을 받는 넥센 구단이지만 소속팀 선수들만큼은 대표팀에서 주인공이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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