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록관장 "전두환, 박정희 사망 직후 집권 시나리오 진행"
"10·26 당일 5·16 교본 작성 지시" 육사 출신 중령 증언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타계 직후 5·16 군사 쿠데타를 모델 삼아 집권시나리오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의갑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장은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씨가 1979년 10·26 사건 당일 밤 5·16 연구 지시를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나 관장은 당시 보안사 정보처 정보1과장 신분으로 '5·16 교본' 작성에 관여한 육사(19기) 출신 한용원 전 중령의 청문회 및 검찰수사 진술과 회고록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한씨는 1988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10ㆍ26 직후 전두환 사령관으로부터 5ㆍ16 혁명에 대한 연구를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1995년 12ㆍ12 및 5ㆍ18 사건 검찰수사에서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진술했다.
한씨는 검찰 조사에서 "1979년 10월 26일 밤 9시경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육본에서 박 대통령 시해사건을 확인한 후 보안사에 잠깐 들렀다가 뒤뜰에서 우연히 저와 마주치자 '한 중령, 국가에 변란이 났으니 허화평 실장을 만나 보라'고 말하고 떠났다"고 진술했다.
이어 "허화평 실장 방으로 올라갔더니 5·16 혁명에 관해 연구해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변란에 따른 문제라면 계엄선포일 것으로 판단하고 포고령 초안을 기안했으나 이미 육군본부에서 모든 조처를 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2012년 발행한 회고록에서도 '보안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허 실장을 만났더니 5·16 당시 국난극복 사례를 종합해보라는 막연한 주문을 했다. 그러나 허 실장은 이때부터 5·16 군정을 연구해 사태에 대처할 복안을 확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 관장은 "전두환은 1979년 10ㆍ26 이후 12ㆍ12를 사전 기획해 군권을 장악하고 비상계엄 전국 확대ㆍ국회 해산ㆍ비상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시국수습방안을 기획해 1980년 5·17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나 관장은 "전두환은 강경 진압이라는 시국수습방안을 광주에 적용한 5·18 원생산자"라며 "5·18 진상조사 시 전두환의 정권찬탈 시나리오와 '김대중의 광주'를 사전 기획했는지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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