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휘부 워크숍 대신 '성평등 감수성 향상교육'
총경 이상 613명 대상…나윤경 양평원장 등 강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성평등 조직문화와 치안정책 방향을 구현하려는 경찰이 전국 지휘부를 모아 성평등 인식을 교육했다.
경찰청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대강당에서 전국 총경 이상 지휘부 613명을 대상으로 성평등 감수성 향상교육을 진행했다.
31일까지 이틀간 이어지는 이번 교육은 지난달 민갑룡 경찰청장 취임 이후 전국 총경 이상 지휘부가 처음 모이는 자리다.
경찰청은 통상 신임 청장이 취임하면 경찰인재개발원(옛 경찰교육원) 등에서 지휘부 워크숍을 열어 주요 현안과 업무 내용을 공유한다. 민 청장은 이를 성평등 감수성 강의로 대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의는 나윤경 한국양성평등진흥원(양평원) 원장, 여성학 전공자인 정재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맡았다.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이것이 팩트다'를 주제로 강의한 나 원장은 최근 미투운동의 맥락을 설명하면서 "여성 대상 폭력을 다루는 한국사회와 경찰이 가해자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를 벗어나 피해자 중심 관점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성평등 조직문화와 실천 리더십' 강의에서 경찰 정책 추진과 관련, 성 인지적 관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성평등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불법촬영 등 일상에서의 불안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고, 사회 전반에 성평등 가치가 존중돼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며 "국민과 접점에서 여성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이들의 문제를 더 공정하고 세심하게 처리하려면 지휘부부터 성평등 감수성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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