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극우, '켐니츠 살인' 이민용의자 정보 든 영장 SNS에 유포(종합)
현지언론, 극우단체로 구속영장 유출 의심
극우정당 AfD·극우단체, 1일 시위 예고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동부 작센 주의 소도시 켐니츠에서 극우 폭력집회를 촉발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이민자인 용의자의 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반(反)이슬람 단체인 '페기다'와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단체인 '프로 켐니츠' 등의 극우단체가 인터넷을 통해 살인 용의자의 구속영장 문서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뜨리고 있다.
구속영장에는 용의자와 피해자, 목격자, 담당 판사의 이름과 피살 경위, 용의자의 혐의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구속영장 유출이 논란이 되자 '프로 켐니츠' 등은 실어 나르던 문서를 삭제하고 있다.
현지언론은 극우단체로 구속영장이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작센 주 내무부는 구속영장이 어떻게 유출됐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켐니츠에서는 지난 26일 거리 축제 참가자 간 다툼이 벌어져 35세 남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고, 용의자로 시리아 출신의 23세 남성과 이라크 출신의 22세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이 용의자의 출신 국가를 밝히기 전에 극우단체는 이민자로 규정짓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관련 소식을 퍼트렸고, 27일에는 켐니츠에서 6천여 명의 극우세력이 몰려들어 폭력집회를 열었다.
미하엘 크레취머 작센 주 총리는 극우세력이 인터넷으로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전파해 대규모 동원력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극우세력은 숨진 남성이 페이스 등에서 반(反)나치 성향을 보였지만, 극우세력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민자와 싸우다가 숨졌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표면적으로 우려를 표시해온 AfD와 '페기다'는 오는 1일 오후 켐니츠에서 공동으로 희생자를 추모한다는 명목으로 집회를 열기로 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AfD 측 관계자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희생자뿐만 아니라 다문화주의에 의한 희생자들을 애도할 것"이라며 "우리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어두운 단면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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