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전복 1천만·우럭 200만마리 폐사…고수온 원인 추정
신안군, 지난 6일부터 피해 신고됐는데도 보고 지연…늑장 대응 지적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고수온 때문으로 추정되는 전남 신안 흑산도 일대 전복·우럭 집단 폐사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입식 신고나 보험 가입 등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 조사, 복구 작업도 지연돼 어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신안군에 따르면 이날까지 접수된 폐사 피해는 우럭 26 어가 208만3천 마리, 전복 180 어가 1천65만3천 마리에 달한다.
모두 92억원 상당으로 현장 조사가 진행될수록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흑산도 이 일대에서는 지난 6일 처음으로 우럭 1만 마리 폐사 신고가 접수됐으며 산발적으로 피해가 확산했다.
지난 20∼21일에는 어패류가 대량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안군은 전남도나 해양수산부에 제때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 어가가 입식 신고를 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재난 복구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전남도나 해양수산부 보고를 지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폐사 어패류(전복 222만마리, 우럭 126만마리) 가운데 전복은 피해량 대비 76%, 우럭은 17%만 입식 신고가 됐다.
양식 수산물 재해보험 가입률도 전복 13%, 우럭 0%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남도는 전했다.
신안군은 조사반을 편성해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집계를 마치면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양수산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피해가 난 해역에는 고수온 특보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6일 27도, 13일 26.3도, 21일 28.6도 등 고수온 현상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흑산도를 제외하고도 올여름 들어 20어가에서 58만7천 마리 양식 어류가 폐사해 10억3천300만원 상당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산 당국은 당분간 고수온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현재 수온은 여수 신월도 28.4도, 영광 26.9도, 완도 고금 27.7도 등을 기록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수온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여름 내내 고수온과 태풍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양식 생물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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