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8년전 亞정복한 천재 고교궁사 김우진, 먼길 돌아 다시 정상에
2010 광저우 대회 2관왕 김우진, 8년 만에 개인전 금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김우진(26·청주시청)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고등학생 때 일찌감치 잇따라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더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고 '한국 양궁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이듬해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체 2관왕에 올랐다.
만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정복한 천재 소년궁사의 탄생에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던 김우진의 선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김우진은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내부 경쟁에 밀려 최종 엔트리 3명에 들지 못했다. 4명의 국가대표엔 들었지만 마지막 월드컵 성적 탓에 4등이 됐다.
이후로도 국내외 무대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였지만 런던의 아픔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되풀이됐다.
4명의 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돼 예선을 치렀지만 4등을 하면서 결국 경기를 뛰지 못했다.
종합 대회에서 두 번이나 간발의 차이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쉽게 극복하기 힘든 아픔이었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방황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방황은 길지 않았다.
김우진은 고진감래 끝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수집하며 세계랭킹 1위로도 복귀했다.
8년 만에 다시 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김우진은 후배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과의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승리하며 다시 한 번 아시아 무대를 정복했다.
8년 전 광저우 대회 제패 당시 '한양미'(한국 양궁의 미래)로 불렸던 김우진은 26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한국 양궁의 현재이자 미래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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