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김학범호 '살림꾼' 장윤호, 부상과 맞바꾼 우즈베크전 승리
우즈베크 8강전서 오른발목 부상…"4강전 어려울 듯"
(브카시[인도네시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 도전에 나선 김학범호의 '중원 살림꾼' 장윤호(전북)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나 팀으로서도 안 좋았던 기억을 반드시 되갚아주겠다"던 그의 각오는 마침내 김학범호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다. 하지만 장윤호는 발목 부상으로 교체돼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27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이 펼쳐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우즈베키스탄을 몰아쳤다.
하지만 전반 16분 중원에서 볼을 다투던 장윤호가 우즈베키스탄의 오딜리온 샴로베코프의 강한 태클에 오른발을 밟히면서 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장윤호는 고통을 호소하며 잔디를 두 손으로 두드렸다. 급하게 그라운드로 투입된 의무팀을 벤치를 향해 'X자'를 그려 보였다.
장윤호는 들것에 실려 터치라인 밖으로 나왔고, 의무팀의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힘겹게 일어나 쩔뚝이며 몇 걸음 걸은 장윤호는 김학범 감독을 향해 계속 뛰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경기 초반 교체는 전술운영에 치명상인 만큼 김 감독은 장윤호의 뜻을 받아들여 그라운드로 다시 내보냈다.
장윤호의 부상 치료로 경기가 지체되면서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한국은 전반 17분 아쉬운 동점골을 내줬다.
의욕은 좋았지만 통증을 어쩔 수 없었다. 장윤호는 전반 22분 다시 그라운드에 스스로 쓰려졌고, 결국 이진현(포항)과 교체됐다.
장윤호는 결국 22분만 뛰고 우즈베키스탄전을 포기한 채 벤치에서 동료의 경기를 숨죽이며 지켜봐야 했다.
연장혈투 속에 태극전사들은 4-3으로 승리를 따내 4강 진출에 성공했고, 장윤호는 벤치에서 통증을 참아가며 승리를 함께했다.
장윤호에게 우즈베키스탄은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였다.
한국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멩(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승부 끝에 1-4로 완패했다.
당시 처참한 패배는 장윤호도 한몫했다. 경기 도중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서다. 10명이 된 태극전사들은 1-1로 전후반을 마친 뒤 연장전에서 3골을 헌납해 참패했다.
그로부터 7개월이 흐르고 우즈베키스탄과 다시 만난 장윤호는 '필승'을 외쳤다.
장윤호는 26일 취재진과 만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개인은 물론 팀으로서도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 있다"라며 "당시에 당했던 안 좋았던 기억을 되갚아주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강한 의욕으로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섰지만 장윤호는 끝내 부상으로 올해 치른 두 차례 우즈베키스탄전을 모두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한국이 4-3으로 승리한 뒤 장윤호는 '에어 캐스트'로 오른발목을 지지한 채 목발을 짚고 믹스트존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아쉬움과 기쁨이 공존한 표정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정확한 부상 상태를 점검해봐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4강전 출전을 어려울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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