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난민 찬반시위…정부 "증오 퍼트리기 용납안해"(종합)
동부 켐니츠서 극우 시위에 800명 참여
베를린서 크레인에 매달린 난민 형상 마네킹 구조 소동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주말 사이 친(親)난민과 반(反)난민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26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지역 작센 주의 켐니츠에서는 극우 단체 주도로 800여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전날 밤 도시 축제에서 이민자들을 포함해 10여 명이 집단 싸움을 벌였다가 35세 독일 남성이 사망하자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민자들을 배격하기 위한 극우의 구호인 '우리가 국민이다'를 외치고 경찰을 향해 병을 던졌다.
작센 주 드레스덴에서도 25일 수백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 중 일부는 취재진을 공격했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6명의 시위 참가자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다.
같은 날 드레스덴에서는 극우 세력의 집회에 항의하기 위한 '맞불 집회'도 열렸다. 수백명의 시민들은 평화롭게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7일 극우 집회에서의 폭력 행위에 대해 "우리는 거리에 증오를 퍼트리고 다른 출신을 괴롭히려는 불법 집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6일 오전 9시께 베를린의 한 공사장에서는 크레인에 사람 형상의 물체가 매달려 이를 구조하기 위한 소동이 벌어졌다.
23m 높이에 매달린 이 물체가 사람인지는 명확히 분간되지 않았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물체에 접근하려 했지만 어려움이 따르자 소방대에 도움을 요청해 수거할 수 있었다.
이 물체는 주황색의 구명조끼를 입은 마네킹이었다. 마네킹 옆에는 '인류애'라는 푯말이 내걸려 있었다.
난민 인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벌인 행동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구명조끼는 목숨을 내걸고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을 형상화한 것이다.
앞서 드레스덴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16일 방문했을 때 반난민·반이슬람을 대표하는 우익단체인 '페기다'와 극우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자들이 메르켈 총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공영방송 ZDF의 취재진을 상대로 초상권 침해라고 강력히 항의하며 시위 현장을 관리하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시간 가까이 취재의 적법성을 조사해 결과적으로 취재진은 시위를 취재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ZDF는 작센 주 정부에 언론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취재 방해 문제와 관련해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시위 참가자들은 카메라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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