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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흔들리면 잡아주는 언니·동생…충격 딛고 金 명중한 여자양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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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흔들리면 잡아주는 언니·동생…충격 딛고 金 명중한 여자양궁
장혜진·강채영·이은경, 밀어주고 끌어주며 금메달 합작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언니가 흔들리면 동생이 받쳐주고, 동생이 흔들리면 언니가 중심을 잡아준다.
개인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아시안게임 단체전 6연패에 성공한 여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함께'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줬다.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월드컵이든 나가기만 하면 금메달을 줄줄이 목에 걸고 오는 '믿고 보는 한국 양궁'은 자카르타에 와서 초반에 고전했다.
예선에서 이변 없이 선두권을 휩쓸었으나 본선 첫날인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세계 최강' 장혜진(31·LH), 강채영(22·경희대)이 8강과 4강에서 탈락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패배는 팬들은 물론 선수 자신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특히 장혜진은 이튿날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과 함께 나선 혼성전에서도 8강에서 패하며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바로 다음날인 단체전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 관계자는 "장혜진 선수 멘털이 회복될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은경(21·순천시청)이 가세해 세 명이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종합대회가 처음인 막내 이은경은 첫 순서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때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첫발에서 흔들릴 땐 강채영이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줬다.
마지막 한 발 승부처를 남겨놓고 부담감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경험 많은 맏언니 장혜진이 침착하게 10점을 꽂아넣었다.
세 선수 모두 제 위치에서 제 몫을 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시안게임, 올림픽보다 힘들다는 국내 대표 선발전에서 매년 맞붙는 선수들은 1년에도 몇 번씩 동료와 적을 오간다.
장혜진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을 때 장혜진은 강채영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벌였다.
장혜진의 막판 뒤집기로 강채영이 다 잡은 올림픽 티켓을 놓쳤을 때 둘은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강채영이 막내 이은경에 막판 역전에 성공해 개인전 엔트리를 거머쥐었다.
늘 치열한 경쟁을 해왔지만 한 팀일 때 선수들은 누구보다 끈끈한 동지가 된다.
서로를 넘어야 하는 내부 경쟁은 오히려 함께일 때 서로를 더 돈독하게 만들었다.
'늦깎이' 장혜진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며 자신의 메달 컬렉션을 늘렸다.
일찌감치 정상급 실력을 보였음에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는 인연이 없던 강채영은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처음으로 정식 태극마크를 단 막내 이은경은 첫 아시안게임을 금빛으로 장식하며 한국 여자 양궁 유망주로의 입지를 굳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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