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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허들여제' 정혜림 "마지막 허들 아차 했지만, 이번엔 버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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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허들여제' 정혜림 "마지막 허들 아차 했지만, 이번엔 버텼네요"
"2020년 도쿄올림픽이 마지막 도전일 듯…그때까지 계속 12초대 도전"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은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뒤, 조심스럽게 '꿈' 이야기를 했다.
"며칠 전 임신하는 꿈을 꿨는데, 그게 길몽이라고 하더라고요."
정혜림은 금빛 꿈을 품었고, 한국 육상에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정혜림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20으로 우승했다.
출발부터 마무리까지, 정혜림은 선두를 유지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혜림은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선이 되니 긴장이 되더라. 예선(13초17)보다 기록도, 경기 운영도 좋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아시안게임 결선은 메달 싸움이니까, 결과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한국 여자 허들은 2010년 광저우 대회 100m 허들의 이연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얻었다.
이연경은 정혜림에게 잊지 못할 선배다.
정혜림은 부산체고 2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뽑혀 이연경과 함께 여러 국제대회를 치렀다.
13초00의 한국 기록을 보유한 이연경은 일찌감치 정혜림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리고 이연경처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정혜림은 "이연경 언니가 있어서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언니 생각이 난다"고 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정혜림은 "마지막 허들을 넘을 때 흐름이 좋지 않았다. '아차' 했는데 4년 전처럼 그렇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정혜림은 마지막 허들에 걸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예선 탈락했다.
정혜림은 "중요한 경기 때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말 아쉬웠는데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정말 기쁘다"고 했다.
정혜림은 20대 후반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꾸준히 13초1대를 뛰는 선수다.
그는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일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두려움도 없어졌다"고 대기만성의 비결을 공개했다.
남편의 은근한 지원도 정혜림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정혜림의 남편은 국가대표 높이뛰기 김도균 코치다. 함께 자카르타에 있다.
정혜림은 "남편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고 살짝 웃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숙원을 푼 정혜림은 이제 한국 첫 12초대 진입을 마지막 목표로 정했다.
그는 "사실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뛸 것 같다. 그때까진 12초대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2020년 도쿄에서는 나이가 더 들겠지만, 더 좋은 일은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밝게 웃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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