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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유럽 각국, 난민정책 둘러싼 부도덕한 대치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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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유럽 각국, 난민정책 둘러싼 부도덕한 대치 끝내라"
伊정부, 건강 악화 난민 16명은 하선 허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이 난민 분산 수용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탓에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이 이탈리아 항만에 정박한 배에서 엿새째 하선하지 못하는 사태를 놓고 유엔이 비판에 나섰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EU 회원국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에 대한 책임을 누가 덜 지느냐를 놓고 벌이는 추악한 경쟁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난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인 알력으로 난민과 망명 신청자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위험하고, 부도덕한 일"이라며 EU 회원국은 시급히 이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란디 대표는 또한 이탈리아 역시 즉각 난민의 하선을 허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EU 회원 10여 개국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여 시칠리아 카타니아 항에 정박 중인 디초토호에 체류 중인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
EU의 이날 회동은 디초토에 승선한 난민을 회원국이 나눠 수용해야 한다는 이탈리아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됐다. 이탈리아는 EU 차원에서 난민 분산 수용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난민을 하선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EU에 납부해야 할 분담금도 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EU와 이탈리아의 대치가 이어지며 이들 난민의 '억류' 생활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이날 건강 악화 우려가 있는 난민 16명의 하선은 우선 허용했다.
ANSA통신에 따르면 보건 당국이 디초토호 난민의 건강을 점검한 결과 배에 탄 여성 난민 11명 가운데 2명, 남성난민 5명 등 총 7명이 폐결핵 증상을 보이는 등 총 16명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을 근거 없이 감금하고 있다는 국내외 비판이 거세지자 앞서 23일에는 미성년 난민 27명을 배에서 내리게 했다.



[영상 로이터 제공]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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